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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에서 배상 판결이 났다면 형사도 유죄일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3

의료사고 유족이 민사 소송에서 병원 책임을 인정받은 뒤 형사 고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형사 고소부터 하고 수사 결과를 민사에 쓰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의사 입장에서는 '이미 책임이 인정됐으니 끝난 것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섭니다.

형사 과실을 이루는 세 가지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 결과를 피할 수 있었는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과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모두 증명돼야 합니다. 형사에서는 이 증명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민사 손해배상은 이보다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료 과정의 잘못과 손해 사이의 연결을 일정 부분 추정하는 방식으로 판단하기도 하고, 진료상 과실이 분명하지 않아도 설명의무 위반만으로 위자료를 인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민사에서 배상 책임이 인정된 사건이 형사에서는 무혐의로 끝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여러 의료진이 역할을 나눠 일했다면 신뢰의 원칙도 따져야 합니다. 다른 의료진이 제 몫을 할 것이라고 믿은 데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면 그 부분까지 책임지지는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치의와 담당 간호사가 함께 입건되더라도 각자의 과실은 따로 판단됩니다.

결과를 알고 거꾸로 보는 시각

수사와 감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후 판단입니다. 환자가 숨진 뒤 기록을 보면 놓친 신호가 선명하게 보이지만, 그 시점의 의사에게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방어는 그때의 활력징후, 검사 결과, 증상 변화 속도를 시간순으로 다시 놓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판단이 같은 분야 의사들이 통상 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진료지침과 문헌으로 보여 주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민사 판결문과 감정서가 있다면 받아서, 그 판단이 형사 기준으로도 유지되는지 다시 따져 봅니다. 민사 감정이 전제로 삼은 사실이 기록과 다르다면 그 부분이 가장 먼저 짚을 곳입니다.

2026년 10월 이후 달라진 절차

2026. 10. 2.부터는 경찰이 수사를 마쳐 송치하면 공소청(검찰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합니다. 검사는 직접 수사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경찰에 보완수사로 요구하므로, 경찰 단계의 진술과 의견서가 결론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습니다. 송치 전에 의견서를 내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첫 조사에서 '그때 다른 검사를 했더라면'처럼 가정을 섞어 말하면 과실을 인정한 말로 조서에 남기 쉽습니다. 유족에게 유감을 표하는 것과 과실을 인정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점을 조사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진료 경과를 분 단위 시간표로 만들어 두면 기억과 기록이 어긋나는 일도 줄어듭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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