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보정권고에 답할 때 통장 내역보다 중요한 표 한 장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2.10개인회생을 신청하고 몇 주가 지나면 대부분 보정권고를 받습니다. 처음 받아 보면 기각의 예고처럼 느껴지지만, 서류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부분을 묻는 흔한 과정입니다. 어려운 것은 질문이 아니라 답하는 방식입니다.
질문 뒤에 있는 의도를 읽습니다
최근 1년 통장 거래내역을 내라는 보정은 통장을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큰돈이 어디로 갔는지 알고 싶어서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십 장의 거래내역만 붙여 내면 회생위원이 다시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고, 결국 같은 질문이 돌아옵니다. 보정서는 항목마다 법원이 무엇을 확인하려는지부터 적어 보고 답을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나오는 보정 항목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소득 산정 자료, 카드 사용처와 현금서비스 내역, 임대차보증금, 보험 해약환급금, 자동차 시세, 부양가족의 소득 같은 것입니다. 법원마다 기본으로 요구하는 목록이 조금씩 달라서, 같은 자료라도 관할 법원 양식과 순서에 맞춰 내야 다시 묻지 않습니다.
대출 사용처는 표로 답합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은 신청 직전에 받은 대출의 사용처입니다. 이럴 때 쓰는 표는 단순합니다. 대출 하나에 한 줄씩, 받은 날, 금액, 들어간 계좌, 쓴 곳, 증빙 번호를 적습니다.
- 받은 날: 대출 실행일
- 금액: 실제로 입금된 금액
- 들어간 계좌: 은행과 계좌 끝자리
- 쓴 곳: 월세 두 달 치, 병원비, 기존 카드값처럼 구체적으로
- 증빙: 붙인 이체 내역이나 영수증의 번호
대출을 받은 날 바로 다른 계좌로 옮겼다면 그 계좌 내역까지 이어서 내야 합니다. 흐름이 중간에 끊기면 그 금액은 설명되지 않은 돈으로 남습니다. 여기저기 급하게 썼다는 답으로는 넘어가기 어렵고, 금액을 나눠 이체 내역과 맞춰야 같은 질문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현금으로 쓴 돈은 영수증이 없어도 당시 상황을 적은 설명서와 주변 자료로 최대한 맞춰 봅니다. 병원에 간 날의 진료 기록, 이사한 날의 계약서처럼 날짜가 찍힌 자료가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주식이나 코인 계좌로 돈이 갔다면 손실 경위와 지금은 거래를 멈췄다는 자료를 함께 내는 것이 좋습니다.
기한은 답의 내용만큼 중요합니다
정해진 기한 안에 자료를 내지 않거나 허위로 내면 신청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5조 제2호). 자료를 다 모으지 못했다면 기한 안에 낸 것과 못 낸 것, 못 낸 이유와 낼 수 있는 날을 적어 먼저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것도 내지 않고 기한을 넘기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설명하지 못한 돈이나 특정 채권자에게만 갚은 돈은 청산가치에 더해 변제계획을 고치라는 보정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자료로 다투고,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신청서에 적은 금액과 보정에서 답한 금액이 다르다면 왜 달라졌는지도 꼭 함께 적어 주세요.
보정이 오가는 동안에도 변제계획안에 적은 첫 변제일이 오면 변제금은 모아 두어야 합니다. 서류에 신경 쓰다 이 부분을 놓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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