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개인회생이 기각되면 몇 년 기다려야 한다는 오해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5.21개인회생이 기각됐다는 분들이 상담에서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언제 다시 신청할 수 있느냐입니다. 5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기각이나 폐지로 끝난 사건에는 법이 정한 재신청 대기 기간이 없습니다.
기간 제한은 면책을 받은 경우에만 걸립니다
개인회생 신청일 전 5년 안에 면책을 받은 사실이 있으면 신청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5조 제5호). 여기서 면책에는 파산 면책도 포함됩니다. 흔히 듣는 5년이라는 숫자가 이 조문에서 나온 것인데, 기각이나 폐지는 면책이 아니므로 이 제한을 만들지 않습니다. 파산 쪽도 비슷해서, 이전 파산 면책 확정일부터 7년, 개인회생 면책 확정일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 면책불허가 사유가 됩니다(제564조 제1항 제4호).
결정의 이름에 따라 다음 길이 다릅니다
기각은 신청 단계에서 절차를 시작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입니다. 서류를 기한 안에 내지 않았거나, 신청 자격이 없거나, 신청이 성실하지 않을 때 나옵니다(제595조). 불인가는 개시 뒤 변제계획이 인가 요건을 채우지 못할 때 나오고, 폐지는 진행 중인 절차를 중간에 끝내는 결정으로 인가 전 폐지(제620조)와 인가 후 폐지(제621조)로 나뉩니다. 인가 후 폐지라면 이미 낸 변제금은 채권자에게 간 것으로 남아 돌려받지 못합니다(제621조 제2항).
불복 기간도 다릅니다. 개시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는 고지된 날부터 1주 안에 해야 합니다. 폐지결정은 공고하고 송달은 하지 않을 수 있어(제622조) 공고된 날부터 14일 안에 항고해야 합니다(제13조 제2항). 우편을 기다리다 기간을 넘기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불인가결정에도 즉시항고할 수 있고(제618조 제1항), 인부결정은 공고되므로(제614조 제3항) 이때도 공고일부터 14일로 셉니다. 개시신청 기각결정에 항고해도 집행을 멈추는 효력은 없어서(제598조 제3항), 압류가 걱정되면 중지명령을 함께 구해야 합니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과 바로 내도 된다는 것
대기 기간이 없다고 같은 서류를 그대로 다시 내면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재신청서에는 신청일 전 10년 안에 회생·파산 사건을 신청한 사실과 관련 서류를 붙여야 하므로(제589조 제2항 제6호) 법원은 지난 기록을 함께 봅니다. 같은 사유를 고치지 않고 반복하면 성실하지 않은 신청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제595조 제7호).
그래서 재신청의 중심은 무엇이 달라졌는지입니다. 보정을 못 해 기각됐다면 빠졌던 자료를, 변제금을 못 내 폐지됐다면 안정된 새 소득과 줄인 고정 지출을 보여 줘야 합니다. 폐지가 확정되면 채권자가 다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으니(제603조 제4항) 금지·중지명령도 새로 구합니다. 소득이 끊겨 다시 신청해도 계획을 지키기 어렵다면 개인파산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검토할 때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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