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독촉 전화가 쏟아질 때 통화 목록부터 캡처하는 이유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28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는다는 분이 많습니다. 받지 않으면 문자가 오고, 문자를 읽지 않으면 다른 번호로 다시 전화가 옵니다. 이럴 때 먼저 권하는 일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통화 목록 화면과 문자를 캡처해 두는 것입니다. 기록은 길 필요가 없고, 매일 저녁 5분이면 충분합니다.

기록은 이렇게 남깁니다

  • 날짜와 시간, 걸려 온 번호, 회사 이름, 담당자 이름
  • 통화 내용 가운데 기억나는 말(가족, 직장, 방문을 언급했는지)
  • 밤 9시 이후나 아침 8시 전에 온 연락은 따로 표시
  • 처음 보는 회사라면 원래 빌린 금융회사 이름도 함께

이렇게 모아 보면 연락하는 곳이 은행·카드사, 대부업체, 채권추심회사, 개인 채권자로 나뉩니다. 이 구분에 따라 쓸 수 있는 수단이 다릅니다.

캡처는 휴대전화 앨범에만 두지 말고 날짜별 폴더에 따로 옮겨 두세요.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통화 기록이 자동으로 지워지면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녹음이 가능하다면 통화 녹음도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호사 선임 통지로 멈추는 곳

대부업체와 그 위임을 받아 추심하는 사람은, 채무자가 변호사나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서면으로 알리면 채무자를 찾아오거나 직접 연락할 수 없습니다(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그 뒤 연락은 대리인에게 옵니다.

은행·카드사 같은 여신금융기관, 채권추심회사, 개인 채권자는 이 조항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런 곳의 독촉과 압류는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법원에 금지명령을 구해 막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3조), 개시결정이 나면 목록에 적은 채권으로는 독촉과 압류가 금지됩니다(같은 법 제600조 제1항).

선을 넘은 추심은 기록이 증거입니다

누구든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해서, 또는 밤 9시부터 아침 8시 사이에 전화하거나 찾아와 불안하게 만드는 추심은 금지됩니다. 갚을 의무가 없는 가족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거나, 직장에서 여러 사람 앞에 빚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채권추심법 제9조).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15조 제2항).

다만 신고한다고 빚이 줄지는 않습니다. 기록은 신고와 채무 정리 양쪽에 쓰이는 자료로 보관해 두시고, 연락하는 곳이 대부분 협약 금융회사이고 연체가 길지 않다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으로 추심을 멈추는 길도 함께 보세요.

기록을 정리하다 보면 독촉이 오지 않는 채권자도 함께 떠오릅니다.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카드사나 지인에게 빌린 돈처럼 조용한 빚도 목록에 넣어야 하니, 이 기회에 한 장에 모두 적어 두세요. 개인회생에서 목록에 빠진 빚은 면책되지 않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5조 제2항 제1호).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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