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양가 부모님이 이혼 싸움에 뛰어들 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20이혼 상담에 부모님과 함께 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사위나 며느리에게 쌓인 섭섭함을 먼저 쏟아내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소송에서 부모님의 역할은 생각보다 조심스럽게 정해야 합니다. 도움이 되는 자리와 오히려 일을 키우는 자리가 분명히 나뉘기 때문입니다.
도움이 되는 경우
아이를 함께 돌봐 오신 부모님이라면 양육 문제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법원은 이혼 뒤 누가 실제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지를 보는데, 일하는 동안 아이를 맡아 줄 조부모가 가까이 있다는 사정은 양육 계획을 현실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가사조사나 가정방문 때 보조 양육자로서 함께 계시면 그 계획이 더 잘 전달됩니다.
직접 보고 들은 일을 진술서로 써 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가족의 진술서는 내 편의 말로 읽히기 쉬워서, 감정을 담은 평가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봤는지를 구체적으로 써야 힘을 가집니다. 시부모나 처가 부모에게 심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그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어(민법 제840조 제3호), 그 장면을 함께 본 가족의 진술은 더 의미가 있습니다.
일을 키우는 경우
- 부모님이 상대나 상대 부모에게 직접 전화해 따지는 일
- 상대 직장이나 상대 부모 집에 찾아가는 일
- 아이 앞에서 상대 집안을 험담하는 일
- 가족 단톡방에 상대 사생활을 퍼뜨리는 일
부모님이 한 행동은 상대가 '이 집안 때문에 혼인이 깨졌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명예훼손 같은 시비로 번지기도 합니다. 연락은 당사자와 대리인을 통해서만 하도록 미리 부탁드리는 편이 좋습니다.
부모님께는 소송의 큰 흐름과 언제 무엇을 도와주셔야 하는지만 알려 드리는 편이 좋습니다. 서면 하나하나를 함께 읽으며 분노를 키우다 보면 당사자인 나보다 부모님이 더 흔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님 돈과 손주 만남
결혼할 때나 집을 살 때 부모님이 보태 준 돈은 재산분할에서 자주 다툼이 됩니다. 대개 그 자녀에게 준 것으로 보아 자녀 쪽 기여로 평가되지만, 빌려준 돈이라 갚아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려면 이체 내역과 함께 차용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가 있어야 하니, 지금 남아 있는 기록을 확인해 두세요. 부모님 명의로 된 재산은 원칙적으로 부부의 재산이 아니어서 분할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혼 뒤 손주를 만나지 못할까 걱정하시는 조부모도 많습니다. 법은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사망했거나 질병, 외국 거주 같은 사정으로 아이를 만날 수 없는 경우에 그 부모의 직계존속이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민법 제837조의2 제2항). 그 밖의 경우에는 부모의 면접교섭 시간에 함께 만나는 방식으로 이어 가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손주를 만나는 일로 상대와 다투게 되면 면접교섭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조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이와의 관계를 이어 가는 것이라면, 면접교섭 조항을 정할 때 명절이나 방학에 조부모 집을 방문하는 방법을 함께 적어 두자고 제안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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