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일까, 아이의 권리일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26이혼 뒤 아이를 보여 주지 않는 전 배우자 때문에 속을 끓이는 분도 있고, 반대로 면접교섭 날만 되면 아이가 울어서 보내기 힘들다는 분도 있습니다. 같은 제도를 두고 정반대의 고민이 생기는 이유는, 면접교섭이 누구를 위한 권리인지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법은 부모와 아이 모두의 권리로 정합니다
민법 제837조의2 제1항은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면접교섭할 권리를 가진다고 정합니다. 예전에는 부모의 권리로만 규정했다가 2007년 개정으로 자녀도 권리의 주체가 됐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떨어져 사는 부모를 만나는 것 자체가 보호받아야 할 이익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면접교섭을 정할 때 법원이 보는 것도 아이의 복리입니다. 부모 사이의 감정이 아무리 나빠도 그것만으로 아이와 다른 부모의 만남을 끊을 수는 없고, 반대로 부모가 원하더라도 아이에게 해가 된다면 만남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조부모도 청구할 수 있는 경우
2016년 개정으로 같은 조 제2항이 생겼습니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사망했거나 질병, 외국 거주, 그 밖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아이를 만날 수 없으면, 그 부모의 부모, 곧 아이의 조부모가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아이의 의사, 청구한 사람과 아이의 관계, 청구 동기를 참작해 정합니다.
이혼 뒤 한쪽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 그쪽 조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통째로 끊기는 일이 적지 않았는데, 이 조항으로 그 관계를 이어 갈 길이 생겼습니다. 다만 부모가 살아 있고 만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조부모가 독자적으로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실무에서 이 조항이 문제 되는 장면은 대개 감정이 얽혀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세상을 떠난 전 배우자의 가족과 다시 엮이는 일이 부담스럽고, 조부모는 손주마저 잃는 것 같은 상실감을 호소합니다. 법원은 그 사이에서 아이가 어느 쪽 가족과의 관계도 잃지 않는 방법이 있는지를 찾습니다.
제한과 배제, 그리고 이행 확보
같은 조 제3항은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폭력이나 아동학대가 있었다면 만남 자체를 끊을 수 있고, 그 정도가 아니라면 면접교섭센터처럼 제3자가 있는 곳에서 짧게 만나도록 정하기도 합니다.
정해진 면접교섭을 양육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막으면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이행명령을 어기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제67조). 양육비와 달리 면접교섭 불이행은 감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
- 면접교섭과 양육비는 별개의 의무여서 아이를 못 만난다고 양육비를 끊을 수 없습니다
- 아이가 만나기 싫어한다면 이유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법원에 방법 변경을 청구합니다
- 반복된 방해는 나중에 양육자 변경 심판에서 고려되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면접교섭을 둘러싼 다툼은 대개 부모의 감정에서 시작합니다. 그럴수록 이 제도가 아이의 권리이기도 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서로 양보할 지점이 조금은 보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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