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면접교섭 첫날, 아이를 건네는 자리에서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4.19

조정조서에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고 적는 것은 몇 분이면 끝납니다. 그런데 그 첫 토요일 아침, 아파트 앞에서 아이 손을 잡고 상대를 기다리는 시간은 꽤 길게 느껴집니다. 면접교섭을 둘러싼 다툼의 상당수는 이 인계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를 보내는 쪽이라면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가 아이가 기다리는 동안 불안해하지 않게 해 주세요. 아이가 먹는 약, 애착 인형, 갈아입을 옷처럼 필요한 물건은 미리 가방에 챙기고, 주의할 점은 그 자리에서 길게 말하기보다 전날 메시지로 보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 얼굴을 보면 감정이 올라올 수 있으니 인계는 짧고 담담하게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다녀온 뒤 그쪽 집에서 뭘 했는지, 누가 있었는지 캐묻는 것은 피하세요. 아이는 금세 눈치를 보고 만남을 부담스러워하게 됩니다. 걱정되는 일이 있었다면 아이 말과 모습을 날짜와 함께 적어 두었다가, 반복되면 그때 대리인과 상의하면 됩니다.

아이가 막상 가기 싫다고 울 수도 있습니다. 이때 '그럼 가지 마'라고 바로 받아 주기보다, 잘 다녀오라고 차분히 보내 주는 편이 아이에게도 낫습니다. 아이의 거부가 반복되고 이유가 있어 보인다면, 그때는 임의로 만남을 끊지 말고 법원에 방법 변경을 요청하는 순서로 가야 합니다.

아이를 만나는 쪽이라면

첫 만남부터 놀이공원과 선물로 하루를 가득 채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아이에게는 익숙한 장소에서 보내는 조용한 시간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돌려보내는 시간은 꼭 지키세요. 몇십 분 늦는 일이 반복되면 상대가 만남을 줄이자고 할 명분이 되고, 아이도 다음 만남을 불안하게 기다리게 됩니다.

  • 인계 장소와 시간은 조서대로, 바꿀 일은 미리 메시지로
  • 아이 앞에서 상대나 상대 가족 이야기를 하지 않기
  • 아이에게 엄마 집, 아빠 집 생활을 묻지 않기
  • 다음 만남 날짜를 아이에게 분명히 알려 주기

아이를 돌려보낼 때는 그날 있었던 일을 한두 문장으로 전해 주면 좋습니다. 무엇을 먹었는지, 낮잠을 잤는지, 조금 다쳤다면 어떻게 했는지 정도입니다. 이런 짧은 공유가 쌓이면 서로에 대한 경계가 조금씩 풀리고, 다음 인계도 수월해집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약속한 날 아이가 나오지 않거나 갑자기 취소가 반복된다면 그때부터 기록이 중요해집니다. 요청한 메시지와 답장, 약속 장소에 나갔던 날의 사진과 시간을 남겨 두세요. 판결이나 조정조서에 면접교섭이 정해져 있는데 정당한 이유 없이 지키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제1항 제3호).

아이를 못 만났다고 양육비를 끊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대응입니다. 면접교섭과 양육비는 별개의 의무라서, 양육비를 끊는 순간 내가 이행명령과 제재 대상이 됩니다. 인계 때마다 충돌이 생긴다면 일부 가정법원이 운영하는 면접교섭 지원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지 담당 재판부에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첫 몇 달을 무사히 넘기면 대부분의 만남은 점점 자연스러워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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