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대표이사에서 내리는 것과 이사에서 내보내는 것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6.28

동업자와 사이가 틀어진 대주주에게서 ‘대표를 바꾸고 싶은데 주주총회를 열면 되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반대로 대표이사 쪽에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이 안 되면 대표 자리는 지킬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두 질문 모두 대표이사라는 자리와 이사라는 지위를 하나로 생각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누가 정하는지부터 다릅니다

상법 제389조는 대표이사를 이사회 결의로 선정하도록 하고, 정관으로 주주총회에서 정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관이 이사회 선정 방식이라면 대표이사직은 이사회 결의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사회는 회일 1주 전에 각 이사와 감사에게 통지해 소집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 기간은 정관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제390조 제3항).

이사의 지위 자체는 주주총회가 정합니다. 이사를 해임하려면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결의가 필요합니다(제385조 제1항, 제434조). 이사 선임은 보통결의로 되는데 해임은 문턱이 더 높다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정관이 대표이사를 주주총회에서 뽑도록 정해 두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대표이사를 바꾸는 데도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므로 소집 절차와 정족수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분쟁이 시작되면 정관부터 떼어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생기는 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만 바꾸면 그 사람은 여전히 이사로 이사회에 남습니다. 이사회 표 대결이 박빙이라면 다음 안건마다 다툼이 이어지고, 회사 정보에 접근할 권한도 그대로입니다. 반대로 주주총회에서 이사직을 해임하면 대표이사는 이사 자격을 전제로 하므로 대표이사 지위도 함께 잃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지분 구조를 먼저 계산합니다. 특별결의 요건을 채울 수 있다면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까지 정리하는 쪽이 깔끔하고, 그렇지 않다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바꾸되 남는 이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사회 소집 절차를 건너뛴 결의는 그 자체로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물러나게 할 대표이사에게도 소집 통지를 보내야 하고, 의사록에는 출석한 이사와 안건별 찬반을 정확히 남겨야 합니다.

해임에는 비용이 따를 수 있습니다

임기를 정한 이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전에 해임하면 그 이사는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385조 제1항 단서). 실무에서는 남은 임기의 보수가 주로 다투어집니다. 해임 사유가 될 만한 사실이 있다면 결의 전에 자료로 정리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해임을 준비할 때는 정관의 대표이사 선정 방식, 이사회 구성과 각 이사의 입장, 특별결의를 채울 우호 지분, 해임 대상 이사의 남은 임기와 보수, 정당한 이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한 장에 정리하는 일부터 합니다.

부정행위가 분명한데 주주총회에서 해임안이 부결됐다면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가진 주주가 결의일부터 1개월 안에 법원에 해임을 청구하는 길도 있습니다(제385조 제2항). 해임은 한 번의 결의로 끝나는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분 계산과 순서 설계가 절반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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