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공사비 증액 안건, 몇 명이 찬성해야 통과되나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2.01

최근 몇 년 사이 정비사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오가는 말이 공사비 증액입니다. 자재값과 인건비가 올랐다며 시공자가 증액을 요청하면 조합은 총회 안건을 올립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이 안건이 몇 표로 통과되는지, 그 숫자를 제대로 셌는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건 성격에 따라 정족수가 다릅니다

예산으로 정한 것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은 총회 의결 사항입니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 법이나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합니다(같은 조 제3항).

증액이 사업시행계획이나 관리처분계획 변경으로 이어지면 기준이 올라갑니다. 이 두 계획은 조합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고, 정비사업비가 100분의 10 이상 늘어나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이때 생산자물가상승률분과 현금청산 손실보상 금액은 증가분 계산에서 뺍니다(같은 조 제4항).

서면결의서와 직접 출석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 정족수를 계산할 때 출석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5항). 그렇다고 서면결의서만으로 총회를 채울 수는 없습니다. 총회에는 조합원 100분의 1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하고, 사업시행계획서나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하는 총회는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직접 출석 인원은 총회장 입장 기록과 영상으로 확인합니다. 출석부에 서명만 하고 바로 나간 사람, 서면결의서를 내고도 현장에 와서 다시 표를 던진 사람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정족수 계산에 영향을 줍니다.

분쟁이 생기면 조합이 발표한 숫자를 서면결의서 원본과 하나씩 맞춰 봅니다. 철회한 서면결의서가 집계에 남아 있지 않은지, 대리인이 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자매 중 성년자처럼 법이 허용한 사람인지가 확인 대상입니다.

공사비 검증은 조합의 의무입니다

시공자와 계약한 뒤 공사비가 일정 비율 이상 오르면 조합은 정비사업 지원기구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해야 합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전에 시공자를 선정했다면 100분의 10, 인가 후에 선정했다면 100분의 5가 기준이고, 생산자물가상승률은 빼고 계산합니다.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요청해도 검증을 받아야 하고, 검증 뒤 다시 100분의 3 이상 오르면 또 검증 대상이 됩니다(같은 법 제29조의2).

증액 결의가 이미 났다면 결의의 흠을 다투는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을 검토합니다. 총회 개최 전이라면 소집 절차의 흠을 들어 총회개최금지 가처분을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조합원 몇 명이 어떤 자료를 갖고 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검증을 건너뛴 채 올라온 증액 안건이라면 그 점부터 짚어야 합니다. 조합원 모임이라면 총회 전에 검증 요청 서명을 모으는 것도 방법입니다. 숫자 하나가 결의의 효력을 좌우하는 영역이니 총회 자료는 받는 즉시 보관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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