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명도 집행 날,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1.25명도소송 판결을 받은 임대인들이 자주 묻는 것은 그럼 언제 나가게 되느냐입니다. 판결은 건물을 비워 줘야 한다는 결론일 뿐, 그날로 점유자가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비우지 않으면 집행관을 통해 인도 집행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도 준비할 것이 적지 않습니다. 상가는 집기와 설비가 많아 준비할 것이 더 늘어납니다.
집행 신청과 예고
확정 판결이나 가집행 선고가 붙은 판결로 집행문을 받아 관할 법원 집행관사무소에 강제집행을 신청하고 비용을 미리 냅니다. 실무에서는 집행관이 현장에 나가 점유자에게 언제까지 스스로 비우라고 알리는 절차를 먼저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예고를 받고 이사 날짜를 정해 연락해 오는 점유자도 적지 않습니다.
점유자가 이사 날짜를 정해 연락해 오면 그 약속을 문서로 받아 두세요. 그날까지 비우지 않으면 바로 집행을 진행한다는 점과 보증금 정산 방법을 함께 적어 두면 다툼이 줄어듭니다.
소송 전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해 두었는지가 이 단계에서 중요해집니다. 그사이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고 있다면, 가처분이 없었던 경우 그 사람을 상대로 다시 소송해야 할 수 있습니다. 집행을 신청하기 전에 현장에 누가 살고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두세요.
집행 당일 준비할 것
- 임대인 본인이나 대리인의 현장 참석(민사집행법 제258조 제2항)
- 짐을 옮길 인력과 차량
- 들어낸 짐을 보관할 장소와 비용
- 문이 잠겨 있을 때를 대비한 열쇠 기술자
- 집행 전후 실내 사진과 영상
집행관은 점유자의 점유를 풀어 임대인에게 넘겨줍니다(제258조 제1항). 집 안에 남은 물건은 집행관이 들어내 채무자에게 넘겨주고, 받을 사람이 없으면 채무자 비용으로 보관합니다(같은 조 제3항부터 제5항). 채무자가 끝내 찾아가지 않으면 법원 허가를 받아 매각하는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같은 조 제6항).
남은 짐을 임대인이 마음대로 버리거나 처분하면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집행 당일 집행관이 작성하는 목록과 사진을 꼭 받아 두고, 보관 장소의 계약서와 비용 영수증도 챙겨 두세요.
집행 비용과 보증금 정산
강제집행에 든 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민사집행법 제53조). 밀린 차임과 사용료, 집행비용을 정리해 돌려줄 보증금에서 공제하고, 남는 돈은 돌려줍니다. 점유자가 받지 않거나 연락이 끊기면 공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집행 비용은 신청할 때 임대인이 먼저 내고 나중에 정산하는 구조여서, 보증금이 거의 남지 않은 사건에서는 실제로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송을 시작할 때부터 이 비용을 계산에 넣어 두세요.
판결을 받았더라도 집행관 없이 자물쇠를 바꾸거나 짐을 빼는 일은 하지 마세요. 판결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대인이 직접 실력 행사를 할 수는 없고, 순서를 건너뛰면 주거침입이나 재물손괴 같은 형사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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