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간 내용증명은 법적으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못 할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4.08상간 문제를 소송 없이 풀고 싶다는 분들이 흔히 떠올리는 것이 내용증명입니다. 받는 쪽도 등기우편 봉투를 열어 보고 법적 절차가 시작된 줄 알고 크게 놀랍니다. 그런데 내용증명이 법적으로 하는 일은 생각보다 제한적입니다.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못 하는지 알면 보내는 쪽도 받는 쪽도 덜 흔들립니다.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것
내용증명은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보냈는지를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받은 사람에게 답변하거나 돈을 낼 의무가 생기지 않고, 정해 둔 회신 기한이 지나도 법적인 불이익은 없습니다.
그래도 의미는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알고 있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남긴다는 점, 나중에 소송에서 언제 어떤 요구를 했는지 보여 주는 자료가 된다는 점입니다. 소송 가능성을 현실로 받아들인 상대가 먼저 합의를 제안해 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시효를 멈추는 효과는 6개월짜리입니다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내용증명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내용증명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재판 밖에서 이행을 청구하는 것이어서,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나 압류, 가압류 같은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174조).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시효가 멈춘 채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외도를 안 날부터 3년이 거의 다 됐다면 내용증명으로 시간을 버는 데 기대지 말고 소장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내용증명은 그 6개월 안에 협의가 될지 가늠해 보는 용도로 쓰는 정도가 맞습니다. 반대로 시효가 넉넉하다면 내용증명으로 상대의 반응을 먼저 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입니다.
보내는 쪽이 피해야 할 것
- 상간자의 직장이나 부모님 집으로 보내는 것
- 응하지 않으면 회사나 가족에게 알리겠다는 문구
- 욕설이나 과장된 표현
- 가진 증거를 종류별로 자세히 밝히는 것
사실을 적었더라도 여러 사람이 알게 되면 명예훼손이 문제 될 수 있고, 돈을 요구하면서 알리겠다고 하면 협박이나 공갈 시비로 번질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에 쓴 표현은 상대가 소송에서 그대로 증거로 냅니다. 증거를 자세히 밝히면 상대가 대응 논리를 미리 준비하고, 대화를 지우거나 배우자와 말을 맞출 시간을 주게 됩니다.
받은 쪽이라면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바로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급한 마음에 사과하거나 해명하는 답장을 보내면 그 글이 부정행위와 기혼 사실 인식을 인정한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요구 금액에 대해서도 즉답하지 말고, 내용증명에 적힌 사실 가운데 맞는 것과 다른 것부터 나눠 보세요.
답을 하기로 했다면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 먼저 정한 뒤, 대리인을 통해 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연락처를 대리인으로 정해 두면 이후 소장이 오더라도 대응 창구가 하나로 정리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가사 칼럼 더 보기
가사
부부 책임이 대등하면 상간자 책임도 사라질까
부부 쌍방의 파탄 책임이 대등해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가 기각되면 상간자에게도 이혼을 원인으로 한 배상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판결의 범위와 대비할 점을 살펴봅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5가사
비밀번호를 알던 배우자 휴대폰, 열어 봐도 될까
배우자 휴대폰 열람, 위치추적 앱 설치, 흥신소 의뢰는 각각 다른 법에 걸립니다. 외도 증거를 모으다 피고소인이 되는 경로를 정리했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2가사
상간 소장은 어디로 오고, 누가 알게 되나요
소장이 집으로 올지 회사로 올지, 법원이 가족이나 직장에 알리는지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송달이 이뤄지는 방식과 원고·피고가 각자 조심할 점을 정리했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