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속 소송의 숫자는 감정에서 정해집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2.14

유류분 소송이나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다툼의 무게가 한 곳으로 모입니다. 부모님 집이 얼마짜리냐는 질문입니다. 형은 공시가격을 들고 오고 동생은 부동산 앱의 호가를 들고 옵니다.

같은 집인데 두 숫자가 몇억씩 차이 나기도 합니다. 법원은 이 차이를 감정으로 정리합니다. 감정은 소송 한가운데서 진행되는 절차라 처음 겪는 분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지켜보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당사자가 챙길 일이 꽤 있습니다.

어느 시점의 가격인지부터

유류분에서는 증여받은 부동산도 상속이 개시된 때, 즉 돌아가신 무렵의 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0년 전에 받은 아파트라도 그때 값이 아니라 돌아가실 무렵 시세로 다시 계산합니다. 증여받은 사람이 이미 팔았더라도 계산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상속재산분할에서는 각자의 몫을 계산할 때와 실제로 나눌 때 기준 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송이 몇 년 이어지는 동안 집값이 크게 움직였다면 이 차이가 결과를 바꾸기도 합니다. 그래서 감정을 신청할 때 어느 시점의 가격을 물을지부터 정확히 적어야 합니다.

감정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한쪽이 감정을 신청하면 법원이 감정인을 정하고, 신청한 쪽이 감정료를 먼저 냅니다. 금액은 부동산 수와 규모에 따라 달라서 예산을 미리 잡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감정인은 현장을 보고 주변 거래 사례를 비교해 감정서를 냅니다.

감정인이 현장에 나올 때 집 상태를 설명할 기회가 있습니다. 누가 언제 리모델링을 했는지, 누수나 하자가 있는지 같은 사정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으니 미리 자료를 준비해 두세요. 한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라면 감정인이 들어갈 수 있도록 날짜를 맞추는 일도 생각보다 신경이 쓰입니다.

  • 감정 대상 부동산의 등기부와 건축물대장
  • 최근 실거래가와 주변 비슷한 매물 자료
  • 리모델링이나 수리를 누가 언제 얼마에 했는지 보여 주는 영수증
  • 집의 하자나 특수한 사정을 보여 주는 사진

감정서를 받은 뒤가 더 중요합니다

감정서가 나오면 숫자만 보지 말고 어떤 거래 사례를 비교했는지, 평가 시점이 신청한 대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비교 사례가 동떨어져 있거나 계산에 오류가 있으면 감정인에게 보완을 요청하는 사실조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어긋났다면 재감정을 신청하기도 하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감정 결과는 조정에서 금액을 맞추는 기준이 됩니다. 실제로 감정서가 나온 뒤 양쪽이 숫자를 받아들이고 조정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감정 신청 단계부터 무엇을 물을지 정교하게 정하는 것이 소송 전체의 방향을 정하는 셈입니다.

부동산이 여러 건이거나 토지와 건물이 섞여 있다면 감정료도, 기간도 늘어납니다. 모든 재산을 감정할지, 시세가 분명한 아파트는 실거래가로 합의하고 나머지만 감정할지 상대방과 미리 조율하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비상장 주식처럼 값을 매기기 어려운 재산이 있다면 그 평가 방법도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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