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심판문을 받았는데 정산금이 들어오지 않을 때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09

1년 넘게 이어진 심판이 끝나고 결정문을 받으면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도 형이 정산금을 보내지 않고, 등기에 필요한 서류도 주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곤 합니다. 판결이나 심판은 권리를 확인해 줄 뿐, 돈을 대신 넣어 주지는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집행의 단계입니다.

먼저 확정과 등기

가사비송 심판은 고지받은 날부터 14일, 민사 판결은 송달받은 날부터 2주가 지나도록 불복이 없으면 확정됩니다. 확정되면 법원에서 확정증명을 받아 두세요. 이 서류가 있어야 등기와 집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즉시항고나 항소를 했다면 확정이 늦어지지만, 재산상 청구에 관한 심판에는 가집행을 명하는 경우가 있어 확정 전에도 집행할 수 있는지 결정문을 확인해 보세요(가사소송법 제42조).

부동산을 내 앞으로 가져오라는 내용이라면 상대의 협조 없이도 심판문이나 판결문으로 단독 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상대가 인감을 주지 않는다고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조정으로 끝났다면 조정조서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돈을 주지 않을 때 쓰는 수단

금전 지급을 명한 심판은 그 자체로 집행권원이 됩니다(가사소송법 제41조). 상대의 예금이나 부동산, 급여를 찾아 압류하는 강제집행이 기본이고, 그 전에 상대 재산을 모른다면 재산을 찾는 절차부터 밟습니다.

  • 재산명시 신청: 법원이 상대에게 재산 목록을 내게 함(민사집행법 제61조)
  • 재산조회: 명시로도 부족하면 금융기관 등에 상대 명의 재산을 조회(제74조)
  •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확정 후 6개월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신청 가능(제70조)
  • 이행명령: 가정법원 심판·조정에 따른 금전 의무를 이행하라고 명하고, 어기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사소송법 제64조, 제67조)

어떤 수단이 효과적인지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직장이 분명하면 급여 압류가 빠르고, 집 한 채가 전부라면 부동산 경매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형제 사이라 경매까지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집행을 신청한다는 사실만 알려도 이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산금과 등기 이전이 서로 맞물리도록 정해진 결정이라면,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지 않은지도 확인해야 집행이 막히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대비했어야 하는 것

집행 단계에서 가장 아쉬운 경우는 소송하는 사이 상대가 재산을 처분해 버린 때입니다. 그래서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청구를 시작할 때부터 상대 재산에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을 해 둘지 검토합니다. 가정법원 사건이면 가사소송법상 가압류·가처분이나 사전처분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판결을 받고도 돈을 못 받는 상황은 형제 사이에 또 한 번 상처가 됩니다. 집행은 감정이 아니라 순서의 문제이니, 확정증명부터 받아 두고 상대 재산 정보를 아는 대로 정리해 오시면 다음 단계를 빠르게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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