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장례 치른 다음 주, 상속 서류는 이 순서로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27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슬픔보다 먼저 서류가 밀려옵니다. 사망진단서를 몇 통 떼어야 하는지, 은행은 언제 가야 하는지, 형제들과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상담에서 자주 듣습니다. 이 시기에 순서만 잘 잡아도 석 달 뒤 고를 수 있는 길이 훨씬 넓어집니다.

첫 주에는 날짜와 조회부터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안에 하면 되지만, 상속 정리를 생각하면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사망신고를 하면서 안심상속 조회를 함께 신청하면 금융, 토지, 자동차, 세금, 연금 가입 여부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 문자는 기관마다 따로 오고, 금융과 국세는 20일 가까이 걸리기도 합니다.

문자가 오는 대로 각 기관 사이트에서 상세 내역을 출력해 두세요. 금융 조회 결과는 접수일부터 3개월이 지나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없습니다.

사망진단서는 사망신고 말고도 보험금 청구와 은행, 통신사 정리에 두루 쓰이니 처음에 여러 통 받아 두면 다시 병원에 가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고인의 형제자매처럼 안심상속 신청 자격이 없는 친척이 정리를 맡게 됐다면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를 따로 이용하면 됩니다.

같은 날 달력에 날짜 하나를 적어 두세요. 돌아가신 사실과 내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이 되는 날입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지는 아직 몰라도, 마감일을 알고 움직이는 것과 모르고 움직이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통장은 확인만 하고 손대지 않습니다

2026년 9월 11일부터는 사망신고가 접수되면 다음 날부터 고인 명의 금융거래가 막힙니다. 장례비나 밀린 병원비는 금융회사의 예외 인출을 이용해 장례식장이나 병원으로 직접 보내게 하면 됩니다. 비밀번호를 안다고 미리 찾아 두는 일은 피하세요.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보아 나중에 포기나 한정승인이 막힐 수 있습니다.

대신 자동이체 목록은 꼭 살펴보세요. 관리비, 통신비, 보험료가 고인 통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면 계좌가 막히면서 연체가 생깁니다. 내 계좌로 납부 방법을 바꿔 두는 정도는 지금 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둘째 주에는 집 안의 종이를 모읍니다

조회 결과에 잡히지 않는 빚이 있습니다. 개인에게 빌린 돈, 일부 보증채무, 아직 연체되지 않은 채무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고인이 지내던 집의 우편물과 수첩, 휴대전화 문자를 한 번은 꼼꼼히 봐야 합니다.

  • 카드사, 대부업체, 보증보험, 법원에서 온 우편물(봉투째 보관)
  • 보험증권과 연금 관련 안내문
  • 임대차계약서와 부동산 관련 서류
  • 수첩이나 문자에 남은 돈 거래 기록

이렇게 모은 자료와 조회 결과를 표 하나에 정리해 두면, 한 달쯤 뒤 가족이 모여 방향을 정할 때 짐작이 아니라 숫자를 놓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끝내 채워지지 않는 칸이 많다면 그것 자체가 한정승인을 검토할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표는 형제들과 같은 것을 나눠 보세요.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 정보가 생기면, 나중에 재산을 나눌 때 숨겼다는 오해로 번지기 쉽습니다. 3개월 안에 판단이 서지 않을 것 같다면 기간이 지나기 전에 가정법원에 연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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