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공정증서 유언도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3.25"공증까지 받은 유언인데 다툴 수 있나요?"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이 유언자와 직접 문답하고 원본을 보관하기 때문에 위조 시비가 적고, 사망 뒤 검인 없이 바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툼을 막으려는 분들께 많이 권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공정증서라는 이유만으로 무효 주장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유언자가 직접 말했는가
민법 제1068조는 증인 2명이 참여한 가운데 유언자가 공증인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말로 전하고, 공증인이 이를 받아 적어 읽어 준 뒤 유언자와 증인이 정확하다고 확인하고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도록 정합니다. 쟁점이 되는 것은 말로 전하는 부분, 곧 구수입니다. 가족이 미리 만들어 온 문서를 공증인이 읽고 유언자는 고개만 끄덕였다면 유언자가 스스로 취지를 말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다퉈집니다.
증인 자격
증인에게도 결격사유가 있습니다(제1072조).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과 그 배우자·직계혈족은 증인이 될 수 없고, 공정증서 유언에서는 공증인법상 결격자도 증인이 되지 못합니다. 재산을 받는 장남의 아내나 아들이 증인으로 서명했다면 방식 위반을 다툴 수 있습니다.
진단명보다 그날의 상태
가장 많이 다투는 것은 유언 당시의 의사능력입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유언 전후의 진료기록과 간호기록, 인지기능 검사 결과, 공증 당시의 문답 내용, 유언 내용이 평소 뜻과 맞는지를 함께 봅니다. 공증인을 병실로 불러 유언한 경우라면 그날의 간호기록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성년후견이 개시된 분이라면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유언할 수 있고, 의사가 심신 회복 상태를 유언서에 덧붙여 적고 서명날인해야 합니다(제1063조). 이런 기재 없이 작성된 유언이라면 효력을 다툴 여지가 큽니다.
개정법 이후 늘어난 쓰임
2026. 3. 17. 개정 민법 이후 공정증서 유언의 쓰임이 하나 늘었습니다.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저버린 자녀나 배우자의 상속권을 잃게 하려면 피상속인이 공정증서 유언으로 그 뜻을 남겨야 하고,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합니다(제1004조의2 제1항). 상실 대상이 될 사람은 유언집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2항). 이런 유언이라면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효를 다투는 사이에도 유류분 청구 기간은 흐릅니다. 유언이 유효하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에 대비해 유류분 청구를 함께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유언으로 재산을 받은 쪽이라면 공증 당시의 경위를 아는 증인과 공증사무소 기록을 일찍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증인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다툼이 시작된 뒤에는 협조를 받기도 어려워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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