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치매 부모님 재산, 자녀라도 대신 관리할 권한은 없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20상속 분쟁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 시작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전부터 싹트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가 시작된 어머니의 통장을 한 자녀가 관리하면서 돈이 빠져나가고, 다른 형제는 그 사실을 몇 년 뒤에야 알게 됩니다. 이 시기에 법이 마련해 둔 길이 가정법원의 후견입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생기는 권한은 없습니다
부모님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자녀에게 부모님 재산을 처분하거나 관리할 법적 권한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은행이 본인 의사를 확인할 수 없다며 가족의 인출을 거절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부모님 인감을 받아 두었더라도 판단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받은 위임이라면 효력을 다툴 여지가 큽니다.
네 가지 후견과 후견인 선임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없는 경우는 성년후견, 부족한 경우는 한정후견, 병원비 처리처럼 특정한 일에만 도움이 필요하면 특정후견을 청구합니다. 판단력이 남아 있을 때 본인이 믿을 사람과 공정증서로 후견계약을 맺어 두는 임의후견도 있습니다. 이 계약은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959조의14).
성년후견은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이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본인의 의사를 고려해야 합니다(제9조). 중요한 것은 청구한 자녀가 곧 후견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하면서 본인의 의사, 재산 상황, 후보자와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합니다(제936조). 형제가 서로 맡겠다고 다투면 가족이 아닌 사람이 선임되거나 후견감독인이 붙기도 합니다.
후견인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후견인은 선임된 뒤 2개월 안에 재산목록을 작성해야 하고(제941조), 부모님이 사는 집을 팔거나 세를 놓거나 저당권을 설정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제947조의2 제5항). 후견인이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의심되면 친족은 가정법원에 재산 상황 조사와 필요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고(제954조), 사정이 무거우면 후견인 변경을 청구합니다(제940조).
이미 빠져나간 돈과 나중의 상속
부모님이 살아 계신 동안 다른 자녀는 부모님 재산에 대해 직접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없습니다. 후견이 개시되면 후견인이 부모님을 대리해 형제가 가져간 돈의 반환을 청구하거나 고소가 필요한지 판단합니다. 후견 과정에서 정리된 재산목록과 거래 내역은 나중에 상속이 시작됐을 때 특별수익과 유류분, 상속재산 범위를 다투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성년후견이 개시된 뒤에는 의사능력이 회복된 때에만 유언을 할 수 있고, 의사가 그 상태를 유언서에 덧붙여 적고 서명날인해야 합니다(제1063조). 후견 개시 전에 부모님이 한 증여나 유언은 그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를 따로 따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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