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부모님을 모신 세월이 기여분이 되려면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1.04

"10년을 모셨는데 똑같이 나누자고 합니다." 기여분 상담은 대개 이런 서운함에서 시작합니다. 민법 제1008조의2는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공동상속인에게 기여분을 인정합니다. 열쇠는 특별히라는 말에 있습니다.

효도와 기여분 사이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법이 정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원은 가족 사이에 보통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위해 상속분을 조정해야 할 만큼의 부양이었는지를 봅니다. 명절 방문, 가끔 드린 용돈, 입원했을 때 며칠 병간호는 소중한 효도이지만 기여분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인정 가능성을 높이는 사정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오랜 기간 함께 살며 간병인 없이 직접 돌봤는지, 병원비와 생활비를 상당 부분 부담했는지, 다른 형제들은 거의 관여하지 않았는지입니다. 부모님 가게에서 급여 없이 오래 일했거나 부모님 집 대출을 대신 갚아 재산을 지켰다면 재산의 유지·증가에 대한 기여로 따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간병 기간: 주민등록 이력, 입원·외래 기록의 보호자 서명,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 기록
  • 비용 부담: 내 계좌에서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보낸 이체 내역, 카드 결제 내역
  • 재산 기여: 대신 갚은 대출 원리금 내역, 급여 없이 일한 기간의 근무 기록

배우자의 기여분

배우자도 공동상속인이므로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는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어, 오래 함께 살며 간호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간호의 기간과 정도, 다른 가족의 관여, 배우자가 재산 형성에 보탠 몫을 함께 보여 주어야 합니다.

주장할 수 있는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기여분은 상속인끼리 협의로 정할 수 있고, 협의가 안 되면 기여한 사람이 가정법원에 청구합니다. 이 청구는 상속재산분할 청구가 있을 때나 인지 등으로 뒤늦게 상속인이 된 사람의 가액 청구가 있을 때에만 할 수 있습니다(제1008조의2 제4항). 분할 심판이 진행되면 법원이 1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기여분 청구를 하라고 알릴 수 있고, 그 기간이 지난 청구는 각하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규칙 제113조).

그래서 유류분 소송 안에서 따로 기여분 결정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종전 판례였습니다. 2026년 개정으로 부양의 대가로 받은 증여가 특별수익에서 빠지게 됐지만, 이는 이미 받은 증여를 계산하는 방법의 문제이고 기여분 청구 절차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 기여분에는 정해진 비율이 없고, 상속재산에서 유증 가액을 뺀 금액을 넘지 못한다는 상한만 있습니다(제1008조의2 제3항). 인터넷에 도는 비율보다는 내 부양이 다른 형제와 비교해 얼마나 달랐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는 쪽이 결과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가사 칼럼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