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부모님을 모시는 지금, 기록해 둘 것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5.17

"10년을 모셨는데, 형제들은 법대로 똑같이 나누자고 합니다." 상속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은 늘 같습니다. 그 10년을 어떻게 증명하느냐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 지금이 그 답을 준비하기에 가장 좋은 때입니다. 돌아가신 뒤에 기억을 더듬어 자료를 찾으려 하면 이미 사라진 것이 많습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특별한 부양입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법이 정한 의무이기도 해서, 가정법원은 그 정도를 넘는 특별한 부양만 기여분으로 인정합니다(민법 제1008조의2). 오랜 기간 함께 살며 간병인 없이 직접 돌봤는지, 병원비와 생활비를 상당 부분 냈는지, 다른 형제들은 거의 관여하지 않았는지가 주로 따져집니다.

명절 방문이나 가끔 드린 용돈, 며칠의 병간호는 소중한 효도지만 기여분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형제들이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가정법원이 판단하는데, 그때 법원이 보는 것은 말이 아니라 서류입니다. 그래서 기록은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보다 '얼마나, 얼마 동안, 누가 대신할 수 없었는지'를 보여 주는 방향으로 남겨야 합니다.

지금부터 모아 둘 자료

  • 부모님과 같은 주소에 산 기간을 보여 주는 주민등록초본
  • 병원비, 요양비, 생활비를 낸 계좌 이체 내역과 카드 결제 내역
  • 진료기록과 입원 서류 중 보호자 서명 부분
  • 장기요양 등급 결정서와 서비스 이용 기록
  • 간병 일정과 병원 동행을 적은 간단한 일지
  • 형제들과 부양 분담을 의논한 메시지

가능하면 현금보다 계좌 이체로 내세요. 현금으로 낸 병원비는 몇 년 뒤 누가 냈는지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부득이하게 현금을 썼다면 영수증 뒷면에 날짜와 낸 사람을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부모님 가게에서 월급 없이 일했거나 부모님 대출을 대신 갚았다면, 근무 기록과 상환 내역도 기여분의 근거가 됩니다.

일지는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날짜와 한 일, 든 비용 정도를 달력 앱이나 수첩에 적어 두면 충분합니다. 몇 년치가 모이면 그 자체로 꾸준히 돌봐 왔다는 흐름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부모님이 보답으로 무언가를 주신다면

2026. 3. 17. 개정 민법은 특별히 부양한 데 대한 보상으로 받은 증여나 유증을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도록 했습니다. 부모님이 모셔 준 대가로 집이나 돈을 주신다면, 그 경위를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나중에 다른 형제와의 계산에서 중요해졌습니다.

부모님이 판단력이 있으실 때 증여 이유를 적은 문서를 함께 만들어 두거나, 유언 공정증서로 뜻을 남기시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부모님 의사가 아니라 내가 주도한 것처럼 보이면 오히려 다툼의 불씨가 됩니다. 형제들에게도 부양 상황을 정기적으로 알려 두면, 나중에 기록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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