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이혼 후 재산분할 2년, 늘어나지 않는 기간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5.28

법률 상담을 하다 보면 '시효'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내용증명을 보내면 시효가 멈춘다, 상대가 돈을 갚겠다고 하면 다시 시작된다는 식의 이야기입니다. 이혼 후 재산분할의 2년에는 이런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소멸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이 2년은 제척기간이어서 상대에게 요구했다고 멈추거나 늘어나지 않습니다.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조정신청이나 심판청구를 접수해야만 지켜집니다. 재판상 이혼에도 같은 규정이 준용됩니다(제843조).

기준이 되는 '이혼한 날'은 협의이혼이면 이혼신고를 한 날, 재판상 이혼이면 판결이 확정된 날입니다. 혼인관계증명서(상세)를 떼어 보면 날짜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곧 정리해 주겠다'며 시간을 끄는 동안에도 기간은 흐른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협의이혼 때 재산 이야기를 미뤄 둔 분들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혼 직후에는 감정이 가라앉지 않아 연락을 피하게 되고, 1년쯤 지나 생활이 안정되면 그제야 재산 문제가 떠오릅니다. 그때 상대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면 다시 몇 달이 흘러갑니다. 대화를 이어 가더라도 만료일만큼은 따로 계산해 두시고, 그 전에 접수할 준비를 해 두셔야 합니다.

일부만 청구했다면

대법원 2018. 6. 22.자 2018스18 결정은 2년 안에 재산 일부만 분할을 청구했다면 나머지 재산은 기간이 지나면서 청구권이 사라진다고 봤습니다. 2년 안에 소송을 냈다는 것만으로 모든 재산이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청구한 재산만 보호된다는 뜻입니다.

같은 결정은 재판에서 전혀 다뤄지지 않은 재산이 확정 뒤 새로 발견되면 추가로 청구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추가 청구도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 청구할 때 알고 있는 재산은 빠짐없이 적고, 확인 중인 재산은 재산조회 결과에 따라 청구 취지를 넓히겠다고 밝혀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포기 각서가 있다면

'앞으로 재산에 관해 어떤 청구도 하지 않는다'는 문구에 서명했다고 모든 경우에 청구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이혼이 성립하기 전에 막연히 권리를 포기한다고만 써 둔 각서인지, 재산 전체를 따져 보고 정산을 마친 합의인지에 따라 효력이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서명한 날짜, 그때 알고 있던 재산, 서명하게 된 경위를 정리해 두면 효력을 다투는 데 쓰입니다.

그사이 재산이 사라졌다면

상대가 재산분할을 피하려고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면 사해행위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9조의3). 이 소송은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년, 처분한 날부터 5년 안에 내야 해서 재산분할의 2년과는 또 다른 기한을 챙겨야 합니다. 아직 처분 전이라면 청구와 함께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자료가 다 모이지 않았더라도 먼저 접수하고 재산조회로 보완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2년이 지난 뒤에 숨긴 재산을 알게 되면 다른 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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