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세금을 덜 낸 것과 조세포탈은 다릅니다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1.13

세무조사에서 수억 원이 추징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대표들은 ‘이제 형사처벌도 받느냐’고 묻습니다. 세금을 덜 냈다는 사실과 범죄가 됐다는 사실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거리를 메우는 말이 조세범 처벌법 제3조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입니다.

부정한 행위가 있어야 범죄가 됩니다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소득을 적게 신고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조세포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문제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가 있었느냐입니다.

이중장부를 만들거나 장부를 없앤 경우, 차명계좌로 매출 대금을 받은 경우, 실제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은 경우,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숨긴 경우가 대표적으로 문제 됩니다.

같은 매출 누락이라도 회계 처리 실수인지, 차명계좌를 일부러 써 숨긴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그래서 문제 된 거래마다 계약 상대방, 실제로 일한 업체, 대금이 흘러간 계좌를 표로 정리해 실체를 소명하는 것이 방어의 기본입니다.

포탈세액에 따라 법정형이 올라갑니다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를 받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등의 2배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포탈세액등이 3억 원 이상이고 납부할 세액의 100분의 30 이상이거나,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배 이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

연간 포탈세액등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8조가 적용됩니다. 5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1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 포탈세액등의 2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을 함께 물립니다. ‘연간’ 기준이라는 점이 중요해서, 여러 해의 금액을 합쳤는지 연도별로 나눴는지가 가중처벌 여부를 가르기도 합니다.

고발이 있어야 기소할 수 있습니다

조세범 처벌법 위반은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세무서장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제21조, 제22조). 세무조사가 범칙조사로 바뀌면 그때부터 작성되는 확인서와 심문조서가 고발과 이후 수사의 출발점이 됩니다. 확인서에 서명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므로, 사실과 다르거나 단정적인 표현이 있다면 고쳐 달라고 요청하세요.

범칙조사 결과 벌금 상당액을 내라는 통고처분을 받았다면 통고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이행하면 고발되지 않습니다. 다만 징역형이 예상되거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면 통고처분 없이 바로 고발됩니다(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7조). 법인 세금 문제라도 실제로 포탈 행위를 한 사람이 처벌되고,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 2년 안에 수정신고를 했다면 형을 감경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제3조 제3항). 추징세액을 다투는 세무 절차와 형사 방어는 같은 사실을 두고 진행되므로, 세무대리인과 변호사가 방향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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