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사무장병원 판단, 개설신고서 이름보다 돈과 결정권을 봅니다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5.10병원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 선생님들이 투자자와 손을 잡을 때 가장 많이 묻는 말은 ‘제가 원장이고 제가 진료하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입니다. 개설신고서에 의사 이름이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의료법이 문제 삼는 것은 서류상 명의가 아니라 그 병원을 실제로 누가 세우고 운영했느냐입니다.
누가 개설할 수 있는지는 법이 정해 둡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주체를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일정한 비영리법인 등으로 한정합니다. 이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제87조). 명의를 빌려준 의사도 함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다음에 오는 환수
형사처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무장병원으로 판단되면 그동안 받은 요양급여비용 환수가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고, 그 금액은 병원 몇 년 치 매출에 이르기도 합니다. 개원 단계의 계약 구조가 몇 년 뒤 병원의 존폐를 가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 개설자를 가리는 질문들
수사기관과 법원은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지만, 아래 항목이 대부분 의사가 아닌 사람 쪽을 가리키면 위험 신호입니다.
- 개원 자금과 임대차 보증금을 누가 댔는지
- 직원 채용·급여·해고를 누가 결정하는지
- 병원 통장, 카드, 공인인증서, 세무 관리를 누가 쥐고 있는지
- 수익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가는지
- 원장을 바꾸거나 내보낼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 명의를 빌리는 방식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법인을 세우고 운영한 자금을 실제로 누가 댔는지, 법인 재산이 특정인에게 흘러가는지를 보고 법인이라는 형식이 개설 제한을 피하는 수단으로 쓰였는지를 판단합니다.
특히 의사에게 고정 급여만 주고 나머지 이익을 투자자가 가져가는 구조, 원장이 바뀌어도 병원은 그대로 굴러가는 구조는 의심을 받기 쉽습니다.
MSO 계약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경영지원회사, 이른바 MSO와 계약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마케팅, 인사 행정, 구매 대행처럼 병원 운영을 돕는 용역은 얼마든지 맡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가와 권한입니다. 수수료가 매출에 연동돼 사실상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이거나, 병원 통장과 전산을 MSO가 관리하고 의사 교체 권한까지 쥐고 있다면 용역계약이라는 이름이 방패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용역 범위와 대가가 시장 가격에 맞는지, 의사가 경영 결정을 실제로 내릴 수 있는지, 계약을 끝낼 때 병원 자산과 직원이 누구에게 남는지를 점검합니다. 이미 운영 중인 병원이라면 지금의 자금 흐름을 기준으로 다시 그려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둘 이상의 병원에 관여하는 구조라면 의료인 1인 1개설 원칙(제33조 제8항)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 원칙을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제87조의2 제2항 제2호).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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