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판결문, 첫 장만 읽고 덮지 마세요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6.21판결서가 송달되면 대부분 첫 장의 주문만 확인합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얼마를 지급하라는 문장이 있으면 이겼다고 안심하고, 없으면 졌다고 낙심합니다. 하지만 판결문에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내용이 주문의 다른 줄과 이유 부분에 함께 들어 있습니다.
주문에서 확인할 네 가지
- 지급할 금액, 지연손해금이 붙는 시작일과 이율
-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는 문구가 있는지
- 소송비용을 누가 어떤 비율로 부담하는지
- 가집행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는지
일부만 이긴 판결은 나머지 청구가 기각된 것이므로 그 부분은 진 것입니다. 소송비용 부담 비율도 이 결과를 반영해 정해집니다. 가집행 문구가 있으면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도 강제집행을 시작할 수 있어, 원고는 서둘러 집행을 준비하고 피고는 항소와 함께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검토해야 합니다.
지연손해금 부분도 꼼꼼히 보세요.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연 몇 퍼센트, 그다음 날부터는 연 몇 퍼센트처럼 기간을 나눠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고는 이 날짜와 이율이 청구한 대로 인정됐는지, 피고는 앞으로 하루하루 얼마씩 늘어나는지를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피고가 여러 명인 판결이라면 누가 얼마를 내야 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공동하여 지급하라는 판결은 각자 전액을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어서, 원고는 재산이 있는 피고부터 집행할 수 있습니다.
이유 부분이 항소 여부를 정합니다
판결 이유에는 재판부가 어떤 사실을 인정했고 어떤 증거를 믿었는지, 어떤 주장을 왜 받아들이지 않았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항소할지는 결론이 아니라 이 이유를 보고 정해야 합니다. 증거가 부족해서 졌다면 항소심에서 보충할 자료가 있는지, 법리 판단이 문제라면 다른 판단을 받을 여지가 있는지를 따져 봅니다.
이긴 쪽이라도 이유를 읽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항소하면 어느 대목을 공격할지 이유에서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가 내 주장 가운데 일부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목이 있다면 항소심에서 그 부분을 보강할 준비를 미리 해 둘 수 있습니다.
판결에 계산이나 기재가 잘못된 것이 분명한 곳을 발견했다면 판결경정을 신청해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211조). 다만 판단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경정이 아니라 항소로 다퉈야 합니다.
받은 날짜를 적어 둡니다
판결서를 받은 날을 기록하세요. 항소는 판결서가 송달된 날부터 2주 안에 해야 하고(민사소송법 제396조),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라 늘어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항소했는지는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에서 사건번호로 확인할 수 있고, 2주가 지나도록 항소가 없으면 법원에서 확정증명원을 받아 집행에 씁니다.
소액사건 판결은 판결서에 이유가 생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변론에서 재판장이 한 말과 상대방이 낸 서면을 다시 보며 어디서 판단이 갈렸는지 짐작해야 하니, 기일마다 들은 내용을 메모해 두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민사 칼럼 더 보기
민사
2026년 2월부터 바뀐 압류금지 금액과 생계비계좌
2026. 2. 1. 이후 접수된 압류명령부터 압류금지 기준이 250만 원으로 올랐고 생계비계좌 제도가 새로 생겼습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각각 알아 둘 변화를 정리했습니다.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10.06민사
항소할까 말까, 2주 안에 따져 볼 것
1심 결과가 아쉬우면 항소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항소 비용과 기간, 새로 낼 수 있는 자료, 상대방이 항소했을 때의 대응까지 함께 생각해 볼 점을 정리했습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4민사
계약서에 없는 추가공사,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서면 합의가 없어도 건축주의 지시나 승낙, 실제 시공, 금액 근거를 증명하면 추가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중도 해제 때 기성고 정산과 3년 시효도 함께 봅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