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항소할까 말까, 2주 안에 따져 볼 것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4

1심에서 지거나 일부만 이기면 대부분 항소를 고민합니다. 억울한 마음이 크면 결과를 따지지 않고 항소장부터 내고 싶어지지만, 항소심은 1심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2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몇 가지를 따져 보셔야 합니다.

항소심에서 바뀔 이유가 있는지

항소심 재판부는 1심 기록을 이어받아 판단합니다. 1심 판결 이유에서 재판부가 어디서 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찾고, 그 부분을 뒤집을 새 자료나 다른 법리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같은 주장을 같은 증거로 되풀이하면 결과가 달라지기 어렵습니다. 판결 이유만으로 판단이 어렵다면 1심 기록 전체를 놓고 어느 증거가 결론을 좌우했는지 다시 짚어 봅니다.

1심에서 미처 신청하지 못한 증거가 있다면 그것이 항소의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왜 1심에서 내지 못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증거가 결론을 바꿀 만한 것인지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비용과 시간도 계산에 넣습니다

항소장에는 1심 소장 인지액의 1.5배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입니다(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3조). 여기에 송달료와 변호사 비용이 들고,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다시 몇 달이 걸립니다. 피고라면 그사이 지연손해금이 계속 붙는다는 점도 계산해야 합니다. 다투는 금액이 크지 않다면 비용이 얻을 수 있는 돈보다 클 수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지면 상대방의 항소심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게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넣어 보세요. 반대로 항소심에서 조정이나 화해로 정리되는 사건도 적지 않아, 항소가 협상의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가집행 선고가 붙은 판결이라면 항소만으로 집행이 멈추지 않습니다. 집행을 막으려면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법원이 정한 담보를 내야 하니, 이 자금도 항소 비용과 함께 계산해 두세요.

기한은 두 번 옵니다

  • 항소장: 판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민사소송법 제396조)
  • 항소이유서: 항소장에 이유를 적지 않았다면 기록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안에, 신청하면 1회 1개월 연장(제402조의2)
  • 항소이유서를 기간 안에 내지 않으면 항소 각하(제402조의3)

항소장을 냈다고 끝이 아니라는 점을 많이 놓칩니다. 항소이유서를 기간 안에 내지 않으면 항소가 각하되니, 항소장을 낸 날 이유서 일정도 함께 잡아 두세요. 항소이유서에는 1심 판결의 어느 부분이 왜 잘못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1심 서면을 그대로 옮겨 붙이는 것으로는 재판부를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만 항소했더라도 내 쪽에 불만이 있었다면 변론이 끝날 때까지 부대항소를 할 수 있습니다(제403조). 내 항소 기간이 지났더라도 쓸 수 있는 방법이니, 상대방 항소장을 받으면 1심에서 아쉬웠던 부분도 다시 살펴보세요. 다만 부대항소는 상대방이 항소를 취하하면 함께 효력을 잃는 것이 원칙입니다(제404조).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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