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조정실에 들어가기 전, 받아들일 선을 정해 두세요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1.01

재판 도중 법원에서 조정기일 통지가 오면 반응이 둘로 나뉩니다. 재판부가 나에게 양보하라는 뜻이 아니냐며 걱정하는 분과, 이제 끝낼 수 있겠다며 기대하는 분입니다. 어느 쪽이든 조정기일에 가기 전에 해 둘 일은 같습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금액과 조건의 선을 미리 정하는 것입니다.

조정은 합의를 돕는 자리입니다

조정기일에는 조정담당판사나 조정위원이 양쪽 이야기를 듣고 서로 받아들일 만한 안을 찾습니다. 한쪽씩 따로 불러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합의하지 않아도 되고, 그 경우 재판은 이어집니다.

조정위원이 판결을 예측해 주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도 알아 두세요. 위원이 양보를 권한다고 해서 판결이 그렇게 나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장에서 숫자를 처음 고민하면 분위기에 밀려 결정하기 쉽습니다. 집에서 미리 판결까지 갔을 때 예상되는 금액, 그때까지 걸릴 시간과 비용, 상대방이 실제로 줄 수 있는 돈을 놓고 계산해 보세요. 원고라면 받을 수 있는 최소 금액을, 피고라면 지킬 수 있는 지급 일정을 정해 둡니다. 가족과 상의가 필요한 결정이라면 기일 전에 미리 의견을 모아 두세요.

조정기일에는 가능하면 당사자 본인이 직접 나가는 편이 좋습니다. 대리인만 나가면 금액을 바로 정하지 못해 기일이 한 번 더 잡히는 일이 생깁니다. 직접 나가기 어렵다면 대리인에게 어디까지 합의해도 되는지 미리 정해 주세요.

분할 지급이라면 이 조항을 확인합니다

  • 매달 지급일과 금액, 받을 계좌
  • 한 번이라도 늦으면 남은 돈 전부를 한꺼번에 갚는다는 조항
  • 늦었을 때 붙는 지연손해금 이율
  • 소송비용과 조정비용을 각자 부담할지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어(민사조정법 제29조), 상대방이 약속을 어기면 다시 소송할 필요 없이 조서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피고 입장에서는 이 조항들이 무거운 약속이 되므로 실제로 낼 수 있는 금액으로 정해야 합니다. 조정안에 동의한다고 답하기 전에 숫자와 날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조정위원이 읽어 주는 조항은 메모하며 들으세요. 피고라면 첫 회 지급일을 너무 가깝게 잡지 않는 것도 요령입니다.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오면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보내기도 합니다(민사조정법 제30조). 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기므로(제34조) 기한 안에 받아들일지 정해야 합니다. 이의하면 다시 재판 절차로 돌아갑니다.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따로 낼 것은 없고, 2주가 지나면 확정됩니다.

결정 내용이 기일에 오간 이야기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감정적으로 이의하기보다, 판결로 갔을 때의 예상과 비교해 보고 정하시는 편이 후회가 적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민사 칼럼 더 보기

민사

2026년 2월부터 바뀐 압류금지 금액과 생계비계좌

2026. 2. 1. 이후 접수된 압류명령부터 압류금지 기준이 250만 원으로 올랐고 생계비계좌 제도가 새로 생겼습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각각 알아 둘 변화를 정리했습니다.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10.06

민사

항소할까 말까, 2주 안에 따져 볼 것

1심 결과가 아쉬우면 항소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항소 비용과 기간, 새로 낼 수 있는 자료, 상대방이 항소했을 때의 대응까지 함께 생각해 볼 점을 정리했습니다.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