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법원 등기우편을 받지 않으면 생기는 일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6.01

현관에 법원 우편 도착 안내문이 붙어 있으면 덜컥 겁이 납니다. 받지 않으면 재판이 시작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 우체국 보관 기간을 그냥 넘기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사소송에서 송달을 피하는 것은 시간을 조금 미룰 뿐이고, 결과적으로 내 주장을 펼 기회를 줄이는 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송달을 피하는 사이에도 원고는 다음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받지 않아도 송달은 됩니다

법원 서류는 본인에게 건네는 것이 원칙이지만, 집에서 본인을 만나지 못하면 함께 사는 가족에게 건넬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 가족이 받은 날이 송달된 날이 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가족이 우편을 받아 두고 며칠 뒤에 전해 주면 그만큼 기한이 줄어듭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받기를 거부하면 서류를 그 자리에 놓아두는 방식으로 송달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계속 송달이 되지 않으면 원고는 야간이나 휴일 송달을 신청하고, 그래도 안 되면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합니다. 공시송달로 진행되면 피고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판결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 판결로 통장이 압류되고 나서야 소송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도 있고, 그때부터 다투려면 추후보완항소처럼 요건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기한은 받은 다음 날부터 셉니다

서류를 받았다면 제목부터 확인하세요. 서류마다 기한이 다릅니다.

  • 지급명령, 이행권고결정: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
  • 화해권고결정,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2주 안에 이의신청
  • 소장 부본: 30일 안에 답변서 제출
  • 판결서: 2주 안에 항소

기간은 받은 날 다음 날부터 계산하고,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까지입니다(민사소송법 제170조, 민법 제157조, 제161조). 달력에 마지막 날을 크게 적어 두고 가능하면 며칠 앞서 내세요. 전자소송으로 내면 접수 시각이 바로 남습니다. 우편으로 낸다면 법원에 도착한 날이 기준이어서 마지막 날 부치면 늦을 수 있습니다.

이사했다면 법원에 알려야 합니다

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사를 했다면 바뀐 주소를 법원에 바로 신고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185조 제1항). 신고하지 않으면 법원은 예전 주소로 서류를 발송할 수 있고(같은 조 제2항), 그 서류를 받지 못했다는 사정은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아직 소송이 시작되지 않았더라도 분쟁이 있는 상대방이 있다면, 이사한 뒤 예전 주소로 오는 우편을 확인할 방법을 마련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우체국 주소이전 서비스를 신청해 두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우편을 받았다면 서랍에 넣기 전에 서류 첫 장과 봉투를 휴대전화로 찍어 두세요. 상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그 두 가지입니다. 봉투에 찍힌 날짜와 실제로 받은 날짜가 다르다면 받은 날을 따로 메모해 두는 것도 잊지 마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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