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10년이 지나 갱신 요구를 못 해도 권리금은 지킬 수 있습니다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5.24

상가를 10년 가까이 운영한 임차인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갱신요구권이 끝났으니 권리금도 기대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임대인뿐 아니라 주변 상인들도 그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법원의 판단은 다릅니다.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보호는 별개입니다

상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처음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기간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 그런데 대법원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법정 기간을 넘어 갱신을 요구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진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판결).

이 판결은 갱신 기간이 5년이던 시절의 사안이지만,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보호를 따로 보는 구조는 지금의 10년 규정에서도 같습니다. 갱신 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금을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때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내지 못하게 하는 행위, 주변 시세에 비춰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거절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같은 법 제10조의4 제1항).

신규임차인에게 보증금이나 차임을 낼 자력이 없는 경우,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 임대인이 고른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등은 법이 정한 정당한 사유입니다. 반대로 임차인에게 3기 차임액 연체 같은 갱신 거절 사유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이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대규모점포 일부인 상가나 국공유재산인 상가도 적용 대상에서 빠집니다(제10조의5).

주선하지 못했어도 청구할 수 있는 경우

배상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될 사람을 구체적으로 주선했어야 합니다. 다만 임대인이 누구를 데려와도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정적으로 밝혔다면,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그런 말을 들었다면 녹음이나 메시지로 남겨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얼마를, 언제까지

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주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가운데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합니다(제10조의4 제3항). 종료 당시 권리금은 소송에서 감정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구권은 임대차가 끝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 가게를 비운 날이 아니라 임대차가 종료된 날이 기준이니 만료일과 해지 통지일을 함께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민사 칼럼 더 보기

민사

2026년 2월부터 바뀐 압류금지 금액과 생계비계좌

2026. 2. 1. 이후 접수된 압류명령부터 압류금지 기준이 250만 원으로 올랐고 생계비계좌 제도가 새로 생겼습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각각 알아 둘 변화를 정리했습니다.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10.06

민사

항소할까 말까, 2주 안에 따져 볼 것

1심 결과가 아쉬우면 항소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항소 비용과 기간, 새로 낼 수 있는 자료, 상대방이 항소했을 때의 대응까지 함께 생각해 볼 점을 정리했습니다.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