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비밀번호를 알던 배우자 휴대폰, 열어 봐도 될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2외도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이 배우자의 휴대폰입니다. 잠금 비밀번호는 원래 알고 있었고, 같이 산 지 십 년이 넘었는데 그게 무슨 문제냐고 묻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휴대폰 속 메신저와 클라우드는 법이 꽤 촘촘하게 보호하는 영역입니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무엇을 어떻게 남기느냐에 따라 고소하는 쪽이 되기도, 고소당하는 쪽이 되기도 합니다.
비밀번호를 안다는 것과 허락받았다는 것
정보통신망으로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면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1항 제14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제49조 위반). 메신저 대화, 이메일,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열람이 허락된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평소 휴대폰을 함께 써 왔는지, 배우자가 보는 것을 허락한 적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2026년 4월 상간 위자료 사건에서 대법원 판단을 받은 원고도 배우자 휴대전화 속 메시지를 촬영한 일로 정보통신망법 위반 유죄가 확정된 상태였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의 사실관계).
배우자가 스스로 휴대폰을 건네며 보여 준 대화, 식탁 위에 켜진 채 놓여 있던 화면을 우연히 본 경우는 사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위로 보게 됐는지를 그날 바로 메모해 두면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위치추적은 동의가 없으면 범죄입니다
동의 없이 개인위치정보를 수집·이용하면 위치정보법 제40조 제4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배우자 차량에 GPS 장치를 붙이는 것, 배우자 휴대폰에 위치 공유 앱을 몰래 깔거나 설정을 바꿔 두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가족끼리 위치 공유를 켜 둔 적이 있더라도 상대가 끈 기능을 몰래 다시 켰다면 동의가 있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흥신소가 이런 방법을 쓴 경우도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의뢰인이 그 방법을 요구했거나 알면서 맡겼다면 공범으로 수사받을 수 있습니다. 보고서를 받기 전에 어떤 방법으로 조사했는지 확인하고, 계약서와 업체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남겨 두세요.
이미 해 버렸다면
- 설치한 장치나 앱은 바로 제거하고, 제거한 날짜를 기록합니다
- 얻은 자료를 가족이나 지인, 상간자 주변에 보내지 않습니다
- 파일을 임의로 지우지 말고, 어떤 자료를 언제 어떻게 얻었는지 행위별로 나눠 적어 둡니다
상간소송은 문제 되는 자료를 빼고도 이길 수 있는지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같은 사실을 보여 주는 카드 내역이나 숙박 기록은 소송 중에 법원을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가 고소를 협상 카드로 꺼낼 수도 있으니 형사 대응과 민사 소송을 한 흐름으로 놓고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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