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부모님 통장의 빈자리, 법원을 통해 찾는 순서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6.14어머니 통장 잔액이 생각보다 너무 적다는 이야기로 상담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비로 썼을 수도 있고, 누군가 가져갔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짐작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거래 내역이 있어야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문제는 그 내역을 누가, 어디까지 볼 수 있느냐입니다.
소송 전에 상속인이 할 수 있는 일
안심상속 조회나 금융감독원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로는 어느 금융회사에 계좌가 있는지와 잔액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개별 계좌의 입출금 내역은 상속인 자격으로 해당 금융회사에 직접 신청합니다. 사망 전 어느 기간까지 내주는지는 금융회사마다 달라 미리 문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역을 받으면 엑셀이나 표로 옮겨 날짜, 금액, 인출 방식, 받은 계좌를 한 줄씩 적은 뒤 사망일을 기준으로 둘로 나눠 보세요. 돌아가시기 전에 나간 돈은 부모님이 허락했는지와 어디에 썼는지가 쟁점이고, 돌아가신 뒤에 나간 돈은 이미 상속인들의 공동 재산이 빠져나간 것입니다. 이 구분에 따라 청구 방법과 기한이 달라집니다.
소송을 내야 열리는 문
돈이 다른 형제 계좌로 갔다는 것까지 확인되더라도, 그 형제 계좌에서 돈이 어디로 다시 갔는지는 내가 직접 볼 수 없습니다. 상속재산분할 심판이나 유류분 소송, 반환 청구 소송을 낸 뒤 법원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를 신청해야 합니다.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금융회사에 자료를 보내라고 명합니다.
- 1단계: 부모님 계좌의 일정 기간 거래 내역
- 2단계: 큰돈이 들어간 상대 계좌의 명의인 확인
- 3단계: 그 계좌에서 다시 나간 돈의 흐름(법원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범위)
한 번에 모든 계좌를 열어 달라고 하면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 단계 결과를 보고 다음 단계를 좁혀 신청하는 방식이 보통이고, 금융회사 회신이 늦어지면 독촉을 신청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이 소송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부분이 됩니다.
기억나는 것만이라도 적어 두세요
부모님이 주로 쓰던 은행, 대략 언제쯤 큰돈이 나갔을 것 같은지, 그 무렵 형제가 집을 샀거나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같은 기억이 조회 범위를 좁히는 실마리가 됩니다.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실마리를 따라 법원 조회를 설계하는 것이 변호사가 하는 일이고, 단서가 구체적일수록 조회 기간도 짧아집니다.
사망 뒤 무단 인출이라면 형사 고소도 선택지에 들어가지만, 고소는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이라는 기한이 있습니다. 민사로 돌려받는 길과 함께 놓고 순서를 정하세요. 사망 전 인출 때문에 세무서에서 사용처를 설명하라는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으니, 정리한 표는 세무 소명에도 그대로 쓸 수 있게 보관해 두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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