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속재산분할 조정기일에는 무엇을 하나요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5.03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면 대개 첫 통지는 심판기일이 아니라 조정기일입니다. 가사소송법이 이 사건을 조정부터 거치도록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법정에서 판사 앞에 서는 장면을 떠올렸다가, 작은 방에서 조정위원과 마주 앉게 되어 당황했다는 분이 많습니다. 미리 그림을 그려 두면 그날 할 말을 훨씬 차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조정실의 풍경

조정은 판사나 조정위원이 양쪽 이야기를 들으며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절차입니다. 상속인 전원이 당사자이므로 형제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경우가 많고, 분위기에 따라 한쪽씩 따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서로 언성이 높아지면 조정위원이 순서를 정리해 줍니다.

조정위원은 결론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 정도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계속 묻습니다. 이때 내 기준이 없으면 분위기에 밀려 동의하거나, 반대로 모든 제안을 거절하게 됩니다.

조정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몇 차례 기일을 이어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일 사이에 상대 제안을 다시 계산해 보고 다음 기일에 답하는 방식이 흔합니다.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면 감정이 앞서기 쉽습니다. 누가 더 효도했는지, 누가 서운하게 했는지는 마음속에서 가장 큰 문제일 수 있지만, 조정실에서는 그 사정이 숫자로 어떻게 바뀌는지가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미리 적어 가서 짧게 전하는 편이 낫습니다.

가져가야 할 것은 숫자입니다

  • 재산 목록과 각 재산의 시세 자료
  • 다른 상속인이 받은 생전 증여의 등기부나 송금 내역
  • 내가 주장하는 기여분이 있다면 부양 기간과 비용을 보여 주는 자료
  • 특별수익과 기여분을 반영한 나의 계산표
  •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저선과 그 이유

기여분을 주장하려면 분할 청구와 함께 기여분 결정 청구를 따로 내야 합니다. 법원이 1개월 이상의 청구 기간을 정해 알려 오면 그 안에 내야 하고, 기간이 지나면 각하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규칙 제113조). 조정에서 기여분 이야기를 꺼내려면 이 청구가 먼저 들어가 있어야 힘이 실립니다.

합의가 되면, 안 되면

합의되면 조정조서가 작성되고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가사소송법 제59조 제2항). 조서에 적힌 대로 등기를 하고 정산금을 주고받게 되므로, 서명하기 전에 재산 표시와 지급 날짜, 세금 부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 자리에서 판단이 서지 않으면 다음 기일을 잡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심문기일을 거쳐 법원이 구체적 상속분을 계산해 심판합니다. 조정을 포함해 보통 1년 안팎이 걸리고, 감정이나 금융 조회가 길어지면 더 걸립니다. 출석이 어려운 날이라면 사건번호를 적은 사유서를 내고 의견을 서면으로 밝혀 두세요. 아무 의견도 내지 않으면 다른 형제들 주장 위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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