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양육비가 밀리기 시작했다면, 장부부터 쓰세요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5

양육비가 처음 밀리는 달에는 대개 그냥 넘어갑니다. 이번 달만 사정이 있겠지, 다음 달에 같이 보내겠지 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다 반년쯤 지나 상담을 오시면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기억이 엉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장 내역을 뒤지고 현금으로 받은 날을 떠올리는 데만 몇 주가 걸리기도 합니다.

모든 절차는 횟수와 금액에서 시작합니다

양육비를 받아 내는 절차에는 저마다 문턱이 있습니다. 회사가 월급에서 양육비를 떼어 보내는 직접지급명령은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주지 않았을 때 신청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3조의2).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기 양육비를 3기 이상 주지 않으면 감치를 신청할 수 있고(같은 법 제68조), 이행명령 뒤에도 밀린 양육비가 3천만원 이상이거나 3기 이상 이행하지 않으면 심의를 거쳐 운전면허 정지나 출국금지까지 갈 수 있습니다.

국가가 먼저 양육비를 주는 선지급도 신청 직전 3개월 또는 연속 3회 동안 받은 양육비 평균을 봅니다. 2026. 10. 29.부터는 선지급의 가구 소득 요건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소득 때문에 신청하지 못했던 분들도 다시 살펴볼 만합니다. 어느 절차든 몇 번, 얼마가 밀렸는지를 보여 줘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을 했다면 확인기일에 법원이 작성한 양육비부담조서가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이 조서가 있으면 새로 소송을 하지 않고도 이런 절차를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장부에 들어갈 칸

  • 지급하기로 한 날과 금액
  • 실제로 들어온 날과 금액, 들어온 계좌
  • 그달 모자란 금액과 지금까지 쌓인 금액
  • 현금이나 물건으로 받은 것, 상대가 대신 낸 학원비 같은 비고

엑셀이 어렵다면 공책에 줄을 그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달마다 빠짐없이 적는 것입니다. 통장 내역은 은행 앱에서 해당 기간을 PDF로 내려받아 장부와 같은 폴더에 두세요. 몇 년 치를 한 번에 떼려면 은행 창구까지 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고 칸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상대가 아이 옷을 사 주거나 학원비를 대신 냈다며 양육비를 줬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날짜와 금액, 그것을 양육비로 치기로 했는지를 적어 두세요. 합의한 적이 없다면 그 점도 메시지로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요구한 기록도 함께

양육비를 달라는 요구는 전화보다 문자로 하세요. '이번 달 양육비 ○○만원이 아직 입금되지 않았습니다. ○일까지 보내 주세요' 정도의 짧은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상대가 미루는 답장도 캡처해 장부 뒤에 붙여 두면, 정당한 사유 없이 주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장부를 쓰는 일은 마음이 편한 일이 아닙니다. 매달 같은 숫자를 적으며 화가 쌓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 한 줄 한 줄이 나중에 법원에 내는 신청서의 첫 페이지가 됩니다. 밀린 금액이 늘기 시작했다면 장부를 들고 상담을 받아 어느 절차를 먼저 쓸지 정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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