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아이 성을 바꾸는 것과 친양자 입양은 다릅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3.03

재혼을 앞둔 분들이 자주 묻는 것이 아이의 성입니다. 새 가족이 생기는데 아이만 성이 달라 학교에서 설명해야 하는 일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입니다. 이때 떠올리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성과 본만 바꾸는 것과 친양자로 입양하는 것은 결과가 크게 다릅니다.

성과 본의 변경은 법원 허가 사항입니다

민법 제781조 제6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으면 부, 모 또는 자녀의 청구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재혼 신고를 하거나 양육자로 지정됐다고 아이 성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상대방 없이 가정법원에 허가를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판단 방법은 대법원 2009. 12. 11.자 2009스23 결정이 정리했습니다. 먼저 성을 바꾸지 않을 때 가족 사이의 정서적 통합이 방해되고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편견을 겪는 불이익을 봅니다. 다음으로 바꿀 때 생기는 정체성 혼란, 친아버지나 형제자매와의 유대 단절 같은 불이익을 봅니다. 그리고 아이 입장에서 두 가지를 비교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합니다.

같은 결정은 개인적인 선호를 넘어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고, 범죄 은폐나 법령상 제한 회피 같은 불순한 목적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허가하는 것이 맞다고 했습니다. 친아버지의 동의는 법이 정한 요건이 아니어서, 반대가 있어도 허가될 수 있고 동의가 있어도 불허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반대 자체보다 그동안 친아버지가 아이와 어떤 관계였는지를 더 봅니다.

친양자 입양은 법률관계를 바꿉니다

성·본 변경은 이름만 바뀔 뿐 친아버지와의 법률상 부자관계가 그대로입니다. 상속, 부양, 면접교섭, 양육비 의무가 모두 남습니다. 친양자 입양은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를 끝내고 새 부모의 친생자와 같은 지위를 만드는 훨씬 무거운 절차입니다.

  •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려면 1년 이상 혼인 중이어야 함(민법 제908조의2 제1항 제1호 단서)
  • 원칙적으로 친생부모의 동의가 필요하고, 친권상실이나 소재불명 등 예외가 있음
  • 친양자가 되면 친아버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근거가 사라짐
  • 성·본 변경만 하면 친아버지의 양육비 의무와 면접교섭은 유지됨

어느 쪽이 맞는지는 친아버지와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달려 있습니다. 양육비를 계속 받고 아이가 친아버지를 만나는 관계를 유지하려면 성·본 변경이, 새 가족 안에서 법적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게 하려면 친양자 입양이 검토 대상입니다.

허가 뒤에도 할 일이 있습니다

허가 결정이 확정돼도 가족관계등록부가 저절로 바뀌지 않습니다. 확정일부터 1개월 안에 신고해야 하고, 늦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0조, 제122조). 형제자매가 여럿이면 아이마다 따로 청구해야 하므로 형제 사이에 성이 갈리지 않도록 함께 청구할지도 미리 정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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