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1심 판결문을 받은 날, 항소를 정하는 기준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3.01

판결문을 받으면 대부분 맨 앞의 주문부터 읽고, 숫자 하나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기대보다 적은 재산분할 금액, 생각하지 못한 위자료, 내가 아닌 상대가 양육자로 적힌 문장. 그 순간 드는 생각은 대개 하나입니다. 무조건 항소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항소 여부는 하루 이틀 시간을 두고 정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14일이라는 시간

가정법원 판결에 불복하려면 판결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항소해야 합니다(가사소송법 제19조 제1항). 항소장은 항소심 법원이 아니라 판결을 한 1심 법원에 냅니다(민사소송법 제397조). 이 기간을 넘기면 판결이 확정되고, 확정된 날부터 1개월 안에 이혼신고를 해야 합니다.

14일은 짧습니다. 판결문을 받은 날 기간 마지막 날을 달력에 적고, 그 주 안에 상담 일정을 잡아 두세요. 항소장에는 일단 불복한다는 뜻만 적어 내고, 구체적인 이유는 나중에 항소이유서로 보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판결문을 받았다면 상대가 언제 받았는지도 확인해 두세요. 항소 기간은 각자 송달받은 날부터 따로 계산되기 때문에, 상대의 기간이 나보다 며칠 늦게 끝날 수 있습니다.

판결문은 이유부터 읽습니다

주문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나온 이유입니다. 재판부가 어떤 재산을 분할 대상에 넣고 뺐는지, 기여도를 어떻게 봤는지, 양육자를 정하며 무엇을 무겁게 봤는지가 이유에 적혀 있습니다. 내가 낸 증거가 언급되지 않았거나 사실관계가 다르게 적힌 부분이 있다면 그곳이 항소에서 다툴 지점입니다.

  • 재산 목록에서 빠지거나 잘못 평가된 재산이 있는지
  • 기여도 판단의 근거가 된 사실이 실제와 같은지
  • 양육자 판단에서 가사조사 보고서를 어떻게 인용했는지
  • 1심에서 내지 못했지만 지금은 낼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

항소하기 전에 따질 것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 전체가 다시 검토됩니다. 내가 불만인 부분만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따라서 항소하면 내게 유리했던 부분도 다시 다툼이 됩니다. 상대는 항소 기간이 지난 뒤에도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부대항소를 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403조).

가사소송법에는 항소가 이유 있는 경우에도 1심 판결을 바꾸는 것이 가정의 평화나 사회정의에 맞지 않다고 보면 항소를 기각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19조 제3항). 그만큼 항소심은 조금 더 나은 숫자를 얻는 자리라기보다 1심이 분명히 잘못 본 부분을 바로잡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시간과 비용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이혼이 확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재혼이나 재산 정리가 미뤄지고, 아이도 그만큼 더 오래 불안정한 상태에 놓입니다. 다툴 부분이 분명하고 그것을 보여 줄 자료가 있다면 항소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반대로 억울함만 남아 있다면 그 억울함을 판결 뒤의 생활을 정리하는 데 쓰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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