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임시조치와 피해자보호명령, 무엇이 다른가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31

가정폭력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고민은 "처벌까지는 원하지 않는데, 일단 가까이 오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아이 아빠를 전과자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 신고하면 더 큰 보복이 있을까 두려운 마음이 함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맞는 제도가 무엇인지 알려면 각 절차의 차이부터 알아야 합니다.

경찰 단계의 응급조치와 긴급임시조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폭력을 제지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며, 필요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며, 피해자가 동의하면 상담소나 보호시설로, 치료가 급하면 병원으로 인도하는 응급조치를 합니다(가정폭력처벌법 제5조). 그런데도 다시 폭력이 일어날 우려가 있고 법원 결정을 기다릴 시간이 없으면, 사법경찰관이 직권이나 피해자 신청으로 퇴거,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 같은 전기통신 접근금지를 긴급임시조치로 할 수 있습니다(가정폭력처벌법 제8조의2).

형사 절차 안의 임시조치

임시조치는 가정보호사건이나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판사가 결정합니다. 퇴거,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는 2개월을 넘을 수 없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면 두 차례만 각 기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9조).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유치하거나 상담을 받게 하는 조치도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임시조치는 강력하지만 출발점이 형사 절차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신고를 망설이는 상황에서는 이 길이 잘 맞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직접 청구하는 피해자보호명령

피해자보호명령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가정법원에 직접 청구합니다. 고소 여부와 관계없이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판사는 퇴거·격리, 주거와 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 친권행사 제한, 면접교섭권 행사 제한을 명할 수 있고, 여러 가지를 함께 명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법 제55조의2).

  • 기간: 1년 이내, 필요하면 2개월 단위로 연장해 합산 3년까지(제55조의3)
  • 결정 전이라도 필요하면 임시보호명령을 먼저 받을 수 있음(제55조의4)
  • 이혼소송 전이든 소송 중이든 따로 청구 가능
  •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제63조)

보호명령은 형벌이 아니어서 결정을 받았다고 상대가 전과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결정을 받고도 접근하거나 연락하면 그 자체가 범죄가 되므로, 상대에게는 분명한 선이 그어지는 셈입니다. 친권과 면접교섭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가 있는 가정에 특히 의미가 큽니다.

이혼소송 중이라면 가사소송법의 사전처분으로 접근금지를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절차를 고를지는 지금 얼마나 위험한지, 형사 처벌을 원하는지, 아이 문제가 얽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안전이 급하다면 무엇보다 먼저 112에 신고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가사 칼럼 더 보기

가사

양육비가 밀리기 시작했다면, 장부부터 쓰세요

직접지급명령, 감치, 운전면허 정지, 선지급까지 양육비 절차는 모두 몇 번, 얼마가 밀렸는지에서 시작합니다. 첫 달부터 쓰는 양육비 장부의 칸과 쓰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