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양육자 지정, 경제력보다 먼저 보는 것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3.18양육권을 다투는 부모가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대개 돈입니다. 상대보다 소득이 적으니 아이를 뺏기지 않을까, 아빠라서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법원이 실제로 무게를 두는 것은 조금 다른 곳에 있습니다.
기준은 아이의 복리 하나입니다
민법 제837조와 제909조는 부모의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양육자와 친권자를 정하도록 합니다. 혼인을 누가 깨뜨렸는지는 위자료에서 따질 일이고, 양육자 판단에서는 그 자체로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외도한 배우자라도 아이를 잘 돌봐 왔다면 양육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친권자와 양육자를 다른 사람으로 정할 수도 있지만 실무에서는 같은 사람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와 함께 사는 부모가 학교, 병원, 통장 개설 같은 일을 혼자 처리할 수 있어야 아이의 일상이 덜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공동친권이나 공동양육도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부모가 가까이 살며 자주 협의할 수 있어야 하므로 갈등이 큰 사건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가장 무게가 실리는 사정
법원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동안 실제로 누가 아이를 돌봐 왔는지, 그리고 지금 아이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입니다. 아이의 생활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주된 양육자였다는 사실이 판단의 중심에 섭니다.
- 등하원, 식사, 병원, 학교 상담을 주로 누가 맡아 왔는지
- 아이의 나이와 형제자매를 함께 키울 수 있는지
- 이혼 뒤의 주거와 근무 형태, 돌봄을 도울 사람
- 아이의 의사(13세 이상이면 법원이 원칙적으로 의견을 들어야 함)
- 폭력, 방임, 음주 같은 문제
- 상대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존중하는 태도
경제력과 성별은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소득이 적은 쪽이 양육자가 되면 상대에게 양육비를 받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력은 고려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 양육자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성별도 기준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실제로 아이를 주로 돌봐 왔고 이혼 뒤에도 안정적으로 키울 계획을 보여 준다면 양육자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뜻은 중요하게 고려되지만 그대로 결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가사소송규칙 제100조에 따라 13세 이상이면 법원이 원칙적으로 의견을 듣고, 더 어린 아이도 가사조사 과정에서 마음을 살피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어느 쪽을 고르라고 압박한 정황은 오히려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별거가 시작되는 순간이 중요합니다
별거가 시작되면 그때부터의 양육 상태가 이후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한쪽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 오래 키우면 그 상태가 굳어질 수 있어, 아이와 떨어지게 됐다면 사전처분으로 임시양육자 지정을 신청하는 것을 미루지 않아야 합니다. 반대로 상대 몰래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일은 법원에 좋지 않게 비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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