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미수금, 내용증명부터 보낼까 가압류부터 할까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19

거래처가 “다음 달에는 꼭 드리겠다”는 말을 세 번째 하면 그때서야 법적 절차를 떠올리는 대표가 많습니다. 그 사이 상대방 사정은 대개 더 나빠져 있습니다. 미수금 회수는 어떤 절차를 쓰느냐보다 언제 움직이느냐가 결과를 더 많이 가릅니다.

먼저 상대방 상태를 봅니다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상대방이 돈을 줄 능력이 있는지,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는지입니다. 거래를 이어 가고 싶고 상대방 형편도 나쁘지 않다면 내용증명으로 금액과 기한을 정리해 요구하는 것으로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다른 거래처에도 대금을 밀리고 있다는 말이 돈다면 가압류를 먼저 검토합니다.

내용증명에는 받을 금액과 산정 근거, 지급 기한, 기한이 지나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뜻 정도를 담습니다. 거래를 끊겠다거나 다른 거래처에 알리겠다는 식의 표현은 협박으로 읽힐 수 있어 넣지 않습니다.

가압류는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신청해 예금, 부동산, 상대방이 거래처에서 받을 돈을 묶어 두는 절차입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법원이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으니 그 비용도 미리 생각해 둬야 합니다.

금액에 다툼이 없다면 지급명령

상대방이 금액은 인정하면서 미루기만 한다면 지급명령이 빠릅니다. 법원이 변론 없이 서류만 보고 내리는 명령이라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듭니다. 다만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일반 소송으로 넘어가므로, 금액을 두고 다툼이 클 사건은 처음부터 소송을 내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을 받아도 상대방이 스스로 내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해야 합니다. 이때 미리 가압류해 둔 재산이 있으면 회수가 훨씬 수월합니다. 그래서 소송을 낼지 고민하는 단계에서부터 상대방 명의 재산을 아는 범위에서 적어 두라고 권합니다.

준비할 자료와 시효

  • 계약서나 발주서, 견적서
  • 납품 확인서와 검수 기록
  • 세금계산서와 입금 내역
  • 상대방이 금액을 인정한 메일이나 메시지

상행위로 생긴 채권은 원칙적으로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상법 제64조). 다만 다른 법령에 더 짧은 시효가 있으면 그것을 따르는데, 상인이 판매한 상품의 대가처럼 민법이 3년으로 정한 채권도 있습니다(민법 제163조). 오래 묵은 미수금이 있다면 금액보다 날짜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내용증명을 보내 두면 시효가 멈춘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내용증명으로 지급을 요구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6개월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 같은 절차를 밟지 않으면 시효중단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174조).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내용증명보다 바로 법원 절차를 고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거래를 계속하면서 대금이 밀리는 경우라면 새 발주를 받을 때 결제 조건을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선금 비율을 높이거나 미수금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출고를 멈춘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넣어 두면, 다음 분쟁의 크기를 미리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기업 칼럼 더 보기

기업

대표이사 교체 통보, 사직서에 서명하기 전

물러나라는 통보를 받은 날 사직서부터 쓰면 받을 수 있던 돈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사임과 해임의 차이와 지금 챙길 서류를 정리했습니다.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