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주주총회 결의를 다투는 세 가지 소송, 기간부터 다릅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05통지를 받지 못한 주주총회에서 이사가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대부분 ‘무효 아니냐’고 묻습니다. 일상에서 쓰는 말로는 맞지만, 상법은 주주총회 결의의 하자를 세 가지 소송으로 나눠 놓았습니다. 어느 소송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언제까지 소를 내야 하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 구분을 먼저 해야 합니다.
결의취소의 소는 2개월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이 법령·정관에 어긋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결의 내용이 정관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결의취소의 소를 냅니다(상법 제376조). 주주, 이사, 감사가 낼 수 있고 기간은 결의일부터 2개월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같은 사유로는 다투기 어렵습니다.
일부 주주에게 통지를 빠뜨렸거나, 통지는 했지만 기간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주주총회 소집 통지는 총회일 2주 전에 발송해야 하고, 자본금 10억 원 미만 회사는 10일 전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제363조). 통지서에 적지 않은 안건을 처리한 경우도 여기서 많이 다투어집니다.
무효와 부존재는 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결의 내용 자체가 법령에 어긋나면 결의무효확인의 소,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의 하자가 너무 커서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조차 없으면 결의부존재확인의 소를 냅니다(제380조). 두 소송에는 상법이 따로 정한 제소기간이 없습니다.
주주 대부분이 모르는 사이에 의사록만 만들어진 경우, 소집 권한이 없는 사람이 임의로 모임을 열어 결의한 경우가 부존재로 다투어지는 예입니다. 같은 통지 누락이라도 일부 주주에게만 빠졌는지, 대다수 주주가 몰랐는지에 따라 취소 사유인지 부존재 사유인지가 갈릴 수 있습니다.
- 결의취소: 절차·방법의 하자나 정관 위반, 결의일부터 2개월(제376조)
- 결의무효확인: 내용의 법령 위반, 법정 제소기간 없음(제380조)
- 결의부존재확인: 결의로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 법정 제소기간 없음(제380조)
기간이 넉넉해 보여도 서둘러야 하는 이유
결의취소의 소에는 법원이 결의 내용과 회사 사정을 참작해 취소가 부적당하다고 보면 청구를 기각할 수 있는 규정도 있습니다(제379조). 하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기는 소송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새로 선임된 이사가 그사이 회사를 운영하며 신주를 발행하거나 자산을 처분하면 되돌리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결의를 취소하거나 무효·부존재를 확인하는 판결은 소송 당사자뿐 아니라 제3자에게도 효력이 미칩니다(제376조 제2항과 제380조가 준용하는 제190조 본문). 회사 쪽에서는 소장을 받으면 그 결의를 전제로 이어진 후속 결의와 등기를 어떻게 다룰지까지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공격하는 쪽이든 방어하는 쪽이든 소집통지서 발송 증빙과 주주명부를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무효나 부존재를 주장할 수 있는 사안이라도 2개월 안에 취소 사유를 함께 주장해 두고, 필요하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같이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소송 이름보다 날짜 계산이 먼저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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