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간소송은 얼마나 걸리나요, 시간이 새는 구간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1.02'몇 달이면 끝나나요?' 상담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질문입니다. 솔직한 답은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피고가 다투지 않으면 몇 달 안에 정리되기도 하고,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투면 1심만 1년을 넘기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새는 구간은 대체로 정해져 있어서, 미리 알면 기다림이 덜 막막합니다.
첫 번째 구간, 소장이 상대에게 닿기까지
소장을 접수해도 피고가 받기 전까지는 재판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주소가 틀렸거나 늘 집이 비어 있으면 주소를 다시 확인해 보정하고, 그래도 안 되면 공시송달을 신청합니다. 상간자의 이름이나 주소를 모르는 사건이라면 사실조회 회신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더해집니다. 회신을 받아 주소를 고치고 다시 송달하기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원고라면 소장을 내기 전에 상대 주소와 연락처 단서를 최대한 모아 두는 것이 이 구간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피고라면 송달을 피한다고 소송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 두세요. 공시송달로 진행되면 모르는 사이에 판결이 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구간, 서면이 오가는 시간
피고는 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를 냅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그 뒤 양쪽이 준비서면으로 주장과 증거를 주고받고, 첫 기일은 보통 접수 뒤 몇 달 지나 잡힙니다. 증인을 부르거나 통신사·금융기관에 사실조회를 하면 회신을 기다리는 동안 기일이 한두 번 더 미뤄지기도 합니다.
기일이 한 번 바뀌면 다음 기일까지 다시 몇 주가 비는 일이 흔합니다. 원고는 증인으로 부를 사람의 연락처와 사실조회가 필요한 기관을 미리 정리해 두면 이 공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피고도 마찬가지로, 낼 자료를 기일 직전에 몰아서 내기보다 미리 내 두는 편이 재판을 덜 늘어지게 합니다.
세 번째 구간, 조정과 판결 사이
법원은 사건을 조정에 보내기도 합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그날로 끝나지만, 결렬되면 다시 변론으로 돌아갑니다. 화해권고결정이 나왔는데 한쪽이 2주 안에 이의하면(민사소송법 제226조) 재판은 이어집니다.
조정 단계에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대개 금액보다 조건입니다. 접촉 금지의 범위, 비밀유지, 구상권을 어떻게 할지 같은 문구를 두고 한두 번 기일이 더 열리기도 합니다. 미리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을 정해 가면 이 구간이 짧아집니다.
판결 뒤에도 시간은 남습니다
판결서를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어느 한쪽이 항소하면(민사소송법 제396조) 항소심에서 다시 서면과 기일이 오갑니다. 판결이 확정돼도 상대가 돈을 보내지 않으면 재산명시나 압류 같은 집행 절차에 다시 시간이 듭니다. 그래서 전체 기간을 물으면 판결까지가 아니라 실제로 돈을 받거나 내고 끝나는 날까지를 함께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기간을 줄이는 쪽이 늘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피고에게는 소송이 길어지는 만큼 지연손해금이 쌓이고, 원고에게는 마음이 지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서로 무엇을 감수할 수 있는지 따져 보면 조정안을 받아들일지 판단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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