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속포기를 했다면 삼촌과 사촌에게 먼저 알리세요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24"우리 형제는 다 포기했는데, 몇 달 뒤 작은아버지가 독촉장을 받고 화를 내셨어요." 상속 상담에서 드물지 않게 듣는 이야기입니다. 상속포기는 빚을 없애는 절차가 아니라 내가 상속인 자리에서 빠지는 절차라서, 빈자리는 다음 순위 가족이 채우게 됩니다. 그런데 법원은 후순위 상속인에게 이 사실을 따로 알려 주지 않습니다. 결국 알릴 사람은 먼저 포기한 가족입니다.
누가 다음 차례인지부터 그려 봅니다
순서는 자녀(손자녀 포함), 부모,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입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인이었는데 자녀만 모두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고 손자녀에게는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배우자까지 포기하거나 배우자가 없다면 손자녀, 고인의 부모, 고인의 형제자매, 사촌 순으로 내려갑니다.
종이에 가계도를 그려 보면 생각보다 사람이 많습니다. 조카와 사촌까지 이름을 적다 보면 연락이 끊긴 친척도 나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가족 중 한 사람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가 포기하는 방식을 많이 씁니다. 빚이 한정승인한 사람 선에서 정리되어 아래로 내려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자녀 모두가 포기 신고를 마쳤다면 이 방법을 쓰기에는 늦었을 수 있습니다. 그때는 다음 순위 가운데 한 사람이 한정승인을 맡는 방법을 친척들과 의논하게 됩니다. 결국 누가 어떤 신고를 할지는 처음부터 가족 전체를 놓고 정하는 편이 가장 덜 번거롭습니다.
알릴 때는 이렇게
가장 좋은 때는 신고 전입니다. 우리가 포기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미리 설명하면, 후순위 친척들도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수리 뒤라면 심판문 사본을 보내면서 고인의 빚 내역과 앞으로 할 일을 짧게 적어 드리세요.
- 포기 심판문 사본과 고인의 재산·빚 조회 결과
- 후순위 상속인의 3개월은 선순위 포기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것을 안 날부터 센다는 점
- 관할은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이라는 점
- 연락받은 날짜를 기록해 두라는 부탁
연락이 닿지 않는 친척에게는 문자와 우편을 남겨 두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나중에 그분이 독촉을 받았을 때 언제 사정을 알게 됐는지를 따지는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후순위 친척 가운데 미성년자가 있다면 그 부모가 대신 신고해야 하니, 연락할 때 그 점도 함께 전해 주세요.
가족 사이 서운함을 줄이려면
친척 입장에서는 갑자기 남의 빚이 내게 왔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누가 포기하고 누가 한정승인할지는 가족 전체를 놓고 한 번에 정하는 것이 감정도, 비용도 덜 듭니다. 포기 신고 전에 친척들과 한자리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 누가 한정승인을 맡을지와 청산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도 함께 정해 두세요. 어디까지 연락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계도를 들고 상담에서 함께 정리해 보셔도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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