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속포기 3개월, 돌아가신 날부터 세는 게 아닙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19상속포기 기한을 물으면 대부분 돌아가신 날부터 3개월이라고 답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말도 아닙니다. 민법 제1019조 제1항은 출발점을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 정해 두었고, 법원은 이를 피상속인이 사망한 사실과 그로써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함께 안 날로 봅니다.
임종을 지킨 자녀와 소식을 늦게 들은 자녀
부모님 곁에서 임종을 지킨 자녀라면 사망일과 안 날이 같으니 그날부터 세면 됩니다. 반면 오래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몇 달 뒤 우편으로 받은 자녀라면 그 소식을 들은 날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보통 사망일에 알았다고 보기 때문에, 늦게 알았다는 사정은 신고하는 쪽이 소명해야 합니다. 연락을 받은 문자나 등기우편 봉투를 버리지 마세요.
후순위 상속인은 언제부터 셀까
자녀들이 모두 포기해 손자녀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후순위 상속인의 3개월은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해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진행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형이 포기했다는 말을 들은 날, 채권자 독촉을 처음 받은 날을 적어 두면 나중에 기산점을 다툴 때 근거가 됩니다.
4순위까지 내려가면 고인과 왕래가 거의 없던 사촌이 상속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분들은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 신청 자격이 없어 금융감독원 상속인 금융거래조회로 따로 재산과 빚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회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기간 연장 청구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빚을 늦게 안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사망과 상속인이 된 사실은 알았지만 빚이 있는 줄 몰랐다면 3개월이 그때부터 다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원래의 3개월은 이미 흘러갔고,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하는 특별한정승인(같은 조 제3항)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 길에서는 상속포기는 할 수 없고 한정승인만 가능합니다.
- 재산 조회가 끝나지 않아 판단이 어렵다면 3개월이 지나기 전에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신고는 3개월 안에 접수만 되면 되고, 수리 심판까지 그 안에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상속인이 미성년자라면 친권자나 후견인이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셉니다(민법 제1020조).
마감일 계산도 생각보다 헷갈립니다. 민법은 기간의 첫날을 넣지 않고 다음 날부터 세며(제157조), 월 단위 기간은 달력으로 따져 마지막 달의 기산일에 해당하는 날의 전날에 끝납니다(제160조). 3월 10일에 알았다면 6월 10일이 마지막 날이고, 그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다음 날까지 늘어납니다(제161조). 그래도 마지막 날에 맞춰 접수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서류 하나가 빠져 다시 떼야 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날짜 하나로 결과가 갈리는 일입니다. 출발점이 애매하다면 가장 이른 날을 기준으로 잡고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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