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특별한정승인,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28

상속포기 기간을 넘겼다고 모든 길이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개월 안에 알지 못해 단순승인이 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실무에서 특별한정승인이라고 부르는 제도입니다.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3개월이 지나 단순승인이 되었거나 단순승인으로 보는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채무초과 사실을 몰랐고, 모른 데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서에는 채무초과를 안 날을 연월일로 특정하고 그날 무엇을 받았는지 소명자료를 붙입니다.

기준이 되는 날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형제 가운데 한 사람만 늦게 소장을 받아 빚을 알았다면 그 사람의 3개월은 그날부터 따로 흐릅니다. 형제가 함께 신고하더라도 각자 언제 무엇으로 알게 됐는지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중대한 과실은 어떻게 판단하나

법원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했다면 빚을 알 수 있었는지를 봅니다. 고인과 함께 살며 우편물을 받아 왔는데 독촉장이 쌓여 있었다면 몰랐다는 설명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따로 산 지 오래고 재산 조회에도 드러나지 않던 보증채무가 소장으로 처음 나타났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처음 받은 소장이나 독촉장의 봉투, 조회 결과 출력물이 핵심 자료가 되는 이유입니다.

기한이 겹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합니다. 고인의 채권자가 낸 소장을 받고서야 빚을 알았다면 그날부터 특별한정승인의 3개월이 흐르는 동시에, 소장에 대한 답변서는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지급명령이라면 이의신청 기간이 송달받은 날부터 2주뿐입니다(같은 법 제470조). 가정법원 신고와 민사 대응을 따로 챙기지 않으면, 한정승인이 수리되기도 전에 판결이 확정될 수 있습니다.

미성년 상속인과 이미 쓴 재산

2022년 개정으로 생긴 제4항은 미성년자일 때 단순승인이 된 상속인을 따로 보호합니다. 성년이 된 뒤 채무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대신 내린 판단 때문에 자녀가 성인이 되자마자 빚을 떠안는 일을 막으려는 규정입니다.

특별한정승인을 할 때 이미 처분한 상속재산이 있으면 그 목록과 가액을 함께 내야 하고(제1030조 제2항), 그 가액까지 포함해 채권자에게 갚아야 합니다. 수리 심판은 요건을 일단 인정한 것일 뿐이어서 채권자가 민사소송에서 중대한 과실을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수리됐다고 자료를 버리지 말고 끝까지 보관해 두세요. 채권자가 소송에서 다툴 때 다시 꺼내야 할 자료는 대개 처음 신고할 때 냈던 바로 그 서류들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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