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속권 상실 선고, 이제 자녀와 배우자도 대상입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15

흔히 구하라법으로 불린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는 2026. 1. 1. 처음 시행될 때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곧 자녀를 돌보지 않은 부모만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여 뒤인 2026. 3. 17. 다시 개정되면서 직계존속이라는 제한이 빠졌습니다. 이제 자녀와 배우자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이 대상입니다.

상속결격과는 무엇이 다른가

민법에는 원래 상속결격 제도(제1004조)가 있었습니다. 피상속인 등을 고의로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사람, 사기·강박으로 유언을 방해하거나 하게 한 사람,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은닉한 사람은 재판 없이 당연히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반면 상속권 상실은 가정법원의 선고가 확정되어야 효력이 생기고, 확정되면 상속이 개시된 때로 거슬러 상속권을 잃습니다(제1004조의2 제6항).

어떤 경우에, 누가, 언제까지

사유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와 피상속인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입니다. 개정 전에는 부양의무 위반이 미성년자에 대한 부양의무로 한정돼 있었지만 이 제한도 삭제됐습니다. 병든 부모를 오랫동안 외면한 자녀나 배우자도 대상이 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청구하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피상속인이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의 뜻을 남겼다면 유언집행자가 청구하고, 그런 유언이 없으면 공동상속인이 그 사람이 상속인이 된 것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청구합니다. 청구할 공동상속인이 없으면 상실 선고로 상속인이 될 사람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은 2024. 4. 25. 이후 개시된 상속에 적용되고, 개정 부칙의 6개월 특례는 2026년 9월 중순에 끝났으므로 지금은 원칙대로 계산합니다.

상속권 상실 청구는 가정법원의 나류 가사소송사건으로, 조정을 먼저 거치는 구조입니다. 법이 정한 처리 기간은 없어서 상대가 적극적으로 다투면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 사이 상대가 상속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재산 보존 처분을 함께 신청할지 검토합니다.

법원이 보는 것과 그 뒤의 일

가정법원은 사유의 경위와 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같은 조 제5항). 오래 연락을 끊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양육비를 한 번도 주지 않았다거나 투병 중 외면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청구가 들어가면 법원은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처럼 재산 보존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7항).

상속권을 잃은 사람의 자녀는 그 자리를 대신해 상속하고(제1001조), 그 사람의 배우자는 대습상속을 받지 못합니다(제1003조 제2항). 아들의 상속권을 막았더니 손자가 상속인이 되는 구조라서, 청구하기 전에 결과를 끝까지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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