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온 첫 주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3.22

작은 회사에서 괴롭힘 신고가 들어오면 대표는 두 사람을 불러 오해를 풀게 하고 싶어집니다. 서로 아는 사이이고 일을 계속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법이 회사에 요구하는 것은 화해 주선이 아니라 조사와 보호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나중에 회사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법이 정해 둔 일

사용자는 신고를 받거나 괴롭힘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조사 기간에는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을 보호해야 하지만, 그 직원의 뜻에 반하는 조치는 할 수 없습니다.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가 요청할 때 근무장소 변경 같은 조치를 하고, 행위자를 징계하기 전에는 피해자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신고자나 피해자에게 해고 같은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제109조). 조사를 하지 않거나 조치 의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사용자 본인이 괴롭힘을 했다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제116조). 성희롱도 남녀고용평등법이 비슷한 구조로 조사와 보호를 정하고 있습니다.

첫 주에 할 일

  • 신고 일시와 내용을 서면으로 남기고 신고인에게 접수 사실을 알린다
  •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의 의견을 물어 자리 분리나 유급휴가 같은 보호 조치를 정한다
  • 행위자로 지목된 사람과 이해관계가 없는 조사자를 정한다
  • 메신저, 메일, CCTV처럼 지워질 수 있는 자료를 보존한다
  • 조사에 관여하는 사람에게 비밀유지를 알린다

조사는 신고 내용을 행위 단위로 나누는 데서 시작합니다. 폭언과 부당한 업무 배제처럼 행위가 둘이면 각각 언제, 어디서, 누가 보았는지를 따로 확인합니다. 신고인, 행위자, 목격자 순으로 면담하고 진술서에는 본인 서명을 받습니다.

조사 보고서에는 행위별로 사실로 인정되는지와 그 근거,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는지에 대한 판단을 적습니다. 결론이 인정되지 않음이어도, 조사를 성실히 했다는 기록 자체가 이후 진정이나 소송에서 회사를 지켜 줍니다.

조사 기간 동안 당사자들이 서로 연락하거나 목격자에게 진술을 부탁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주의를 줍니다. 그런 정황이 있으면 날짜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조사가 길어지면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의 불안도 커지니, 대략의 일정을 알려 주는 것도 보호 조치의 하나입니다.

지목된 사람이 대표나 임원이라면

행위자로 지목된 사람이 조사를 지휘하면 결론이 무엇이든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외부 조사인에게 맡기고 보고 라인도 분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조사 결과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았더라도, 명백히 허위인 줄 알면서 신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고자를 징계하는 일은 신중해야 합니다.

상시 근로자 4명 이하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의 괴롭힘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폭언이나 성희롱은 형사나 민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닙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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