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속포기를 했는데 카드사 소장이 왔습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2.21

상속포기 심판문을 받고 몇 달, 길게는 몇 년이 지나 법원 봉투가 옵니다. 고인의 카드값을 갚으라는 소장이거나 지급명령입니다. 분명히 포기했는데 왜 또 이런 서류가 오느냐며 상담을 청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정해진 기한 안에 심판문을 내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문제는 그 기한을 놓치는 경우입니다.

왜 포기했는데 소송이 오나요

채권자는 상속인이 포기했는지 알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가족관계 서류로 상속인을 찾아 일단 소를 내는 경우가 많고, 채권이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 새 채권자가 포기 사실을 모른 채 다시 소송을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포기 뒤에 서류가 오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전화나 우편 독촉이라면 심판문 사본을 보내 주는 것으로 대부분 정리됩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온 서류는 다릅니다. 그냥 두면 내가 포기했다는 사실이 판결에 반영되지 않은 채 사건이 끝날 수 있습니다.

서류 제목을 보고 기한을 계산합니다

  • 지급명령: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민사소송법 제470조). 넘기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
  • 소장: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제256조). 내지 않으면 변론 없이 원고 승소 판결이 날 수 있음
  • 변론기일 통지서: 정해진 날 출석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대응

이의신청서나 답변서에는 상속포기 심판문 사본을 붙이고, 고인의 상속인 지위에서 이미 빠졌다는 점을 간단히 적으면 됩니다. 길게 쓸 필요는 없지만 기한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한정승인을 한 경우라면 '상속재산의 한도에서만 책임진다'는 주장을 꼭 해서 판결에 그 문구가 들어가게 해야 합니다.

법원 우편을 돌려보내면 안 되는 이유

가족이 법원 등기를 모르는 곳에서 온 것으로 알고 돌려보내거나, 집을 비운 사이 반송되는 일이 생깁니다. 송달이 안 되면 법원은 다른 방법으로 송달을 진행할 수 있고, 그 사이 내가 모르는 판결이 날 수도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포기 사실을 내세워 다투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상속포기를 한 가족이라면 집안 사람들에게 법원 우편은 꼭 받아 두라고 미리 말해 두세요.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에서 내 이름으로 진행 중인 사건이 없는지 가끔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심판문은 여러 부 보관하세요

상속포기 심판문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쓸 서류입니다. 원본은 따로 보관하고 사본과 사진을 여러 부 만들어 두세요. 함께 포기한 가족이 있다면 각자 한 부씩 갖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채권으로 같은 사람에게 다시 소를 내는 것은 원칙적으로 막히지만, 다른 채무라면 새 소송이 올 수 있고 그때마다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 됩니다.

이미 기한이 지났거나 판결이 나 버린 뒤에 서류를 발견했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받은 서류를 모두 가지고 바로 상담을 받으세요. 남은 방법이 있는지는 송달 경위와 날짜를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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