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임차권등기가 안 나왔다면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2.25보증금 분쟁에서 가장 애가 타는 순간은 이사 날짜와 등기 날짜가 엇갈릴 때입니다. 새집 계약은 해 두었고 잔금일도 정해졌는데, 지금 사는 집의 임차권등기는 아직 등기부에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이때 짐을 빼고 전입신고를 옮기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어 순서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준은 등기부에 기재된 때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가 끝난 뒤 보증금을 받지 못했을 때 신청할 수 있고(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 등기가 된 뒤에는 이사를 가도 이미 가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같은 조 제5항). 기준은 신청한 날도, 결정이 난 날도 아니고 등기부에 임차권등기가 기재된 때입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부를 떼어 을구에 주택임차권이 올라간 것을 직접 확인하세요. 법원 결정문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이사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결정 뒤 등기가 기재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등기부는 이사 당일 아침에 한 번 더 떼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정이 엇갈릴 때 해 볼 수 있는 일
- 계약이 끝난 다음 날 바로 신청하고, 법원의 보정 요구에는 그날 대응
- 새집 잔금일이나 입주일을 며칠 늦출 수 있는지 미리 협의
- 전세대출 은행과 보증보험 기관에 일정을 알리고 필요한 서류 확인
- 등기 확인 전에는 짐을 모두 빼거나 전출하지 않기
신청서는 계약이 끝나기 전에 미리 준비해 두고 종료일이 지나자마자 접수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서, 주민등록초본, 집주인에게 계약 종료를 알린 문자나 내용증명을 미리 챙겨 두면 보정으로 시간을 잃는 일이 줄어듭니다. 전자소송으로 신청하면 진행 상황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보정 연락이 오면 다음 날로 미루지 마세요.
짐 일부만 남겨 두고 이사하면 괜찮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점유가 인정된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새집 쪽 일정 조정이 정말 어렵다면 그 사정을 상담에서 먼저 말씀해 주세요. 남은 날짜를 놓고 가장 위험이 적은 순서를 함께 찾아야 합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했다면 보증기관에 이행을 청구하는 절차도 함께 밟습니다. 보증기관마다 요구하는 서류와 순서가 있고 임차권등기를 마친 등기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문의해 두세요.
등기 뒤에도 할 일은 남습니다
임차권등기는 보증금을 지키는 장치일 뿐 돈을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이사한 뒤에는 지급명령이나 보증금반환소송으로 집행권원을 받고, 그래도 주지 않으면 그 집에 강제경매를 신청합니다. 보증금반환소송은 금액과 관계없이 소액사건 절차 일부가 준용돼 비교적 빨리 진행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13조).
집을 비워 준 다음 날부터는 보증금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청구할 수 있으니 열쇠를 넘긴 날짜를 기록해 두세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과 등기에 든 비용은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3조의3 제8항). 등기가 된 집은 새 세입자를 들이기 어려워져, 이 무렵 집주인이 돈을 마련해 연락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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