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외도가 사실이어도 알리면 명예훼손이 되는 이유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4.01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왜 제가 처벌받느냐는 질문은 상간 사건에서 정말 자주 나옵니다. 배우자의 외도 상대를 그 사람의 직장 동료나 가족, SNS에 알렸다가 고소장을 받은 분들입니다. 억울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우리 형법은 거짓말뿐 아니라 사실을 드러내 남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도 처벌합니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형법 제307조 제1항).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무겁습니다(같은 조 제2항). 외도가 사실이고 증거가 있더라도 상간자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내용을 여러 사람이 알 수 있게 전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올렸다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거짓 사실이면 더 무겁게 처벌합니다(정보통신망법 제70조).
한 사람에게만 말해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은 공연성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소수에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한다는 법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상간자의 부모나 배우자 한 사람에게만 보낸 메시지라도 문제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 회사 전체 메일, 사내 단톡방, 게시판
- SNS나 지역 카페 글(이름을 가려도 누구인지 알 수 있으면 문제)
- 상간자의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
- 회사 앞 피켓이나 현수막
공익 목적이라는 항변은 어렵습니다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하지만 부부 사이의 외도는 개인적인 일이어서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알렸다는 주장도 표현과 범위에 보복의 뜻이 드러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상간소송과는 이렇게 얽힙니다
명예훼손 고소는 상간소송과 별도로 형사 절차로 진행됩니다. 상대는 폭로를 이유로 위자료 감액을 주장하거나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고의로 한 불법행위로 생긴 채무는 상계로 대항하지 못하므로(민법 제496조), 받을 위자료와 물어 줄 배상을 한쪽이 마음대로 지우기도 어렵습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312조 제2항). 이미 알렸다면 글부터 내리고 더 퍼지지 않게 한 뒤, 상간소송과 형사 사건을 한 번에 놓고 정리 방법을 찾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폭로를 당한 쪽이라면 게시글 주소와 화면 캡처, 메시지를 받은 사람의 진술처럼 누가 언제 어디에 무엇을 알렸는지부터 남겨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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