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이혼소송 기간, 왜 사람마다 이렇게 다를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1.13"아는 언니는 석 달 만에 끝났다던데, 저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요?" 소송이 반년을 넘기면 꼭 나오는 질문입니다. 이혼소송의 기간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사건마다 차이가 큽니다. 조정에서 일찍 끝나기도 하고, 재산이나 양육 다툼이 크면 1심만 1년을 넘기기도 합니다. 1심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보지만, 그 폭 안에서 어디에 놓일지는 몇 가지 요인으로 갈립니다.
기간을 늘리는 것들
- 상대가 소장을 받지 않아 송달이 몇 번씩 되풀이되는 경우
- 아이 문제를 다퉈 가사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 재산조회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회신을 기다리는 경우
- 부동산 시가를 두고 다퉈 감정을 하는 경우
- 상대가 서면 제출을 미루거나 기일 변경을 거듭 신청하는 경우
이 가운데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대개 가사조사와 재산 확인입니다. 가사조사는 면담 일정을 잡고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보통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립니다. 재산조회는 여러 기관에 한꺼번에 보내지만 회신이 다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회신을 보고 새로운 계좌가 나오면 다시 제출명령을 신청하게 됩니다.
상대의 태도도 큰 변수입니다. 답변서를 늦게 내거나 기일 직전에 서면을 내는 상대라면 그때마다 다음 기일이 밀립니다. 이런 지연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 마음을 비워야 할 때도 있지만, 기일 지정을 신청하거나 재판부에 진행을 촉구하는 서면을 내는 방법은 있습니다.
기간을 줄이는 것들
반대로 처음부터 상대 주소와 직장, 알고 있는 은행 이름을 정확히 적어 내면 송달과 조회에서 몇 달을 아낄 수 있습니다. 쟁점을 좁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혼 자체와 친권자에 대해서는 이미 생각이 같다면 그 부분을 분명히 해 두고 남은 다툼에 집중하는 편이 빠릅니다.
조정에서 모든 쟁점을 한 번에 정리하지 못해도, 합의된 부분과 남은 부분을 정리해 두면 다음 기일이 훨씬 짧아집니다. 판결까지 가는 것이 꼭 손해는 아니지만, 기간이 늘어날수록 아이와 나의 생활이 그만큼 불안정한 상태로 이어진다는 점은 생각해 두셔야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챙길 것
소송이 길어질 것 같다면 그 기간의 생활부터 안정시켜야 합니다. 생활비가 끊겼다면 사전처분으로 임시 생활비와 양육비를 정해 달라고 하고, 아이를 누가 돌볼지 다툼이 있다면 임시양육자 지정을 신청합니다. 소송 중에 이사했다면 법원에 바뀐 주소를 바로 알려야 기일 통지를 놓치지 않습니다.
기일과 기일 사이가 길다고 그 시간이 비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낸 서면을 읽고 반박할 자료를 고르는 일, 재산조회 회신을 보고 추가 신청할 곳을 정하는 일이 그 사이에 이뤄집니다. 진행 상황이 궁금하면 대리인에게 지금 무엇을 기다리는 중인지 물어보세요. 무엇을 기다리는지 알면 같은 기간도 덜 길게 느껴집니다.
길어지는 소송에서 가장 지치는 것은 결국 마음입니다. 매주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다음 기일까지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정해 두고, 그 사이에는 일상을 지키는 데 힘을 쓰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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