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가사조사관 앞에서 말이 꼬이지 않으려면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3.26

가사조사를 다녀온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하려던 말을 반도 못 했다"입니다. 반대로 "그 말은 괜히 했다"며 걱정하는 분도 있습니다. 조사관은 판사가 아니지만, 조사관이 쓴 보고서는 재판부가 아이 문제와 파탄 경위를 판단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말할지만큼 어떻게 말할지가 중요합니다.

형용사 대신 장면으로

'남편은 아이에게 무관심했다'는 말은 조사관에게 판단할 거리를 주지 못합니다. '평일에는 밤 11시 넘어 들어왔고, 아이 어린이집 상담에는 3년 동안 한 번도 오지 않았다'처럼 장면으로 말하면 듣는 사람이 스스로 판단합니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보다 이런 문장이 훨씬 오래 남습니다.

답을 시간순으로 하면 말이 덜 꼬입니다. 연애와 결혼, 아이가 태어난 뒤, 관계가 나빠진 시점, 별거 이후처럼 몇 구간으로 나눠 기억을 정리해 가세요. 소장이나 답변서에 쓴 날짜와 면담에서 말한 날짜가 다르면 그 차이 때문에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으니, 면담 전날 내가 낸 서면을 한 번 다시 읽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에 대한 감정을 숨길 필요는 없지만, 감정이 진술을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울컥해서 말이 끊기면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이어 가도 됩니다. 조사관은 그런 모습보다 상대 진술 도중 끼어들거나 비꼬는 태도를 더 눈여겨봅니다.

불리한 질문을 받았을 때

조사관은 내게 불리한 사정도 묻습니다. 나도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진 적이 있는지, 아이 앞에서 다툰 적이 있는지 같은 질문입니다. 이때 부인하거나 말을 돌리면 다른 자료와 맞춰 보는 과정에서 드러나기 쉽습니다. 있었던 일은 인정하고, 왜 그랬는지와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함께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잘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면 됩니다. 추측으로 채운 답은 나중에 고치기 어렵습니다. 조사관이 합의 가능성을 물어 올 때도 그 자리에서 숫자를 약속하지 말고, 생각해 보고 대리인을 통해 답하겠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면담이 끝나고 나오면 기억나는 질문과 내 답을 바로 적어 두세요. 다음 면담이 잡히거나 보고서를 받아 의견을 낼 때, 조사관이 무엇을 궁금해했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사실과 다르게 적힌 부분이 보고서에 있으면 그 메모를 바탕으로 준비서면에서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가정방문과 아이 면담

  • 아이 방과 공부하는 자리, 아이 물건이 놓인 모습을 평소대로 두기
  • 일하는 시간에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있다면 그날 함께 있게 하기
  • 아이에게 할 말을 연습시키거나 상대 이야기를 묻지 않기

가정방문은 집이 얼마나 깨끗한지를 보는 자리가 아닙니다. 아이가 이 집에서 실제로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봅니다. 아이가 13세 이상이면 법원은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기 전에 원칙적으로 아이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가사소송규칙 제18조의2), 연습한 티가 나는 답은 조사관이 금방 알아챕니다. 지산은 면담 전에 예상 질문으로 답의 흐름을 함께 점검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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